책은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준호의 시선으로 시작돼요.
아이들에게 ‘입학’이라는 단어는 생각보다 큰 변화를 의미하잖아요.
아직은 모든 게 낯선 준호에게 교실은 너무 조용하고, 너무 길게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자장가처럼 들리고,
앞자리 친구에게 인사라도 건네고 싶지만 그마저도 용기가 안 나요.
그러던 어느 날, 수업 중인데도 누군가 복도에서 손짓을 합니다.
“준호야, 이리 와.”
소리를 내지 않고도 마음을 끄는 그 부름에 이끌려 복도를 따라가 보니,
놀랍도록 아름다운 ‘학교 뒤의 뒤뜨락’이 펼쳐지지요.
그곳엔 풀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친구들, 시루, 콩이, 나물이 준호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마치 유치원 때 친구들을 다시 만난 듯, 준호는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