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자마자,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안녕 나의 선생님》은 학생이 없는 한 선생님의 여정을 따라간다.
“공부하고 싶다는 아이를 딱 한 명이라도 만나면 내가 선생님이 되어 줄 거야.”
그 간절한 바람 하나만으로 세상으로 떠난 선생님의 이야기.
책 표지만 봐도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책과 동봉된 L자화일, 포스터 2종, 엽서, 스티커도 너무 예뻣답니다.
책속 이야기, 처음엔 조금 슬펐다.
선생님은 학생을 찾기 위해 바닷가 마을, 높은 산, 도시를 오갔다.
바닷가 마을엔 텅 빈 학교 운동장에 그물만 깔려 있었고,
산속 학교엔 산양과 마멋만 오갔으며,
도시엔 온갖 학용품은 넘쳐났지만 정작 수업을 들을 아이는 없었다.
그럼에도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도 한 장 펼쳐 들고는 오늘도 “학생을 찾아서” 멀고 먼 길을 걸어간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선생님의 여정은 슬프기보다 따뜻해지고 있었다.
왜일까? 아이를 만나지 못했는데도,
선생님은 계속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의 이야기, 자연이 들려주는 비밀, 사람들의 삶, 절망과 기쁨까지도.
그 순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여정은 선생님이 학생이 되어 가는 길이었구나.’
선생님은 아이가 없어서 가르치지 못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여행 자체가 선생님을 ‘더 좋은 선생님’으로 키워주고 있었던 셈이다.
세상을 배우며, 사랑을 배우며, 기다림과 포기를 배우며.
이 책은 말없이 그렇게 속삭인다.
“선생님은 언제나 배우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 앞에 드디어 한 아이가 나타난다.
“선생님을 찾고 있었어요.”
단 한마디에 선생님의 오랜 여정이 한순간에 채워진다.
이 장면에서, 선아가 책을 덮고 조용히 말했다.
👉 “엄마, 선생님 진짜 기뻤겠다.
나도 나만 기다려준 선생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말에 괜히 울컥했다.
그렇지. 누군가가 나를 기다려줬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단단해질 수 있으니까.
선생님은 이제 학생들에게 많은 걸 가르칠 수 있다.
공부도, 삶도, 사랑도, 기다림도.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존재하는 건 ‘관계’ 그 자체다.
학생이 있기에 선생님이 될 수 있고, 선생님이 있어야 학생이 된다.
이건 마치 질문과 대답처럼, 서로가 서로를 완성시키는 존재다.
책은 그저 선생님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가의 간절한 기다림, 그리고 그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누군가의 선생님이 되어본 적 있을까?”
“나는 누구 덕분에 학생이 되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을 남기고, 조용히 등을 두드려준다.
‘너는 이미 누군가의 선생님이고, 누군가의 학생이야.’
선아가 마지막에 한 마디를 더했다.
👉 “나도 언젠가 나를 기다리는 아이를 만나서, 뭔가를 알려주고 싶어.”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이 책이 선아에게도, 나에게도 작은 ‘배움’을 선물해줬다는 걸.
《안녕 나의 선생님》은 선물 같은 그림책이다.
반 아이들에게 세상의 이야기를 기꺼이 나누던 바로 그 선생님의 이야기.
이 책을 읽고 나면, 문득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진다.
“이 이야기를 당신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