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순이 졸업식 - 큰 점과 틱 장애를 가진 우리 친구 점순이의 솔직한 학교생활 이야기
김연희 지음, 조서아 그림 / 파란자전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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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점순이가 나처럼 운동 좋아해서 더 좋았어. 나도 피구 진짜 좋아하거든!”

책을 다 읽고 나서 선아가 제일 먼저 꺼낸 말이에요.

피구를 좋아하지만 친구들 틈에 끼지 못했던 점순이,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던

점순이의 마음이 꼭 자신과 닮았다고 느꼈나 봐요.

《점순이 졸업식》은 한 아이의 어린 시절,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있는 그대로의 나’를 껴안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예요.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외모의 특징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흔드는 열등감이자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걸 이 책은 아주 담담하고도 뭉클하게 보여줍니다.



 

1️⃣ 점순이라는 이름, 그리고 그 안의 상처

“왜 점순이냐고요? 제 얼굴 좀 보세요!”

이 책의 첫 문장은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얼굴에 있던 큰 점, 그리고 그 점 때문에 따라붙은 별명 ‘점순이’.

아이가 선택하지도 않은 외모의 특징이 놀림의 소재가 되고,

친구들 사이에서 배제되는 이유가 되지요.

하지만 더 가슴 아픈 건,

아이가 자신의 장점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그걸 봐주는 친구가 거의 없다는 현실이에요.

운동을 잘해도, 남을 도와줘도, 아이들은 점순이의 ‘점’만 기억합니다.

외로움은 깊어지고, 자존감은 점점 작아지지요.



 


2️⃣ 긍정의 힘, 그리고 아이의 단단한 중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순이는 자신의 점을

“없으면 내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서 저는 큰 울림을 받았어요.

어쩌면 어른인 저도, 사회가 만든 기준에 맞춰 나의 어떤 부분을 감추거나,

부정하려 한 적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점순이는 당당하게 말해요.

이건 나만의 것이고, 나는 이걸 좋아한다고.

어쩌면 그렇게 당당한 말 뒤에는 수많은 울음과 혼자만의 싸움이 있었겠지요.

반장 선거에 나갔지만 외면당하고,

피구 시간에는 혼자 나무 밑에 숨어야 했던 그 시간들.

그래도 점순이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게 진짜 용기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몰라줘도, 나는 나를 안아주는 마음.



 

3️⃣ 점순이와 함께하는 졸업식,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응원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저는 선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우리 반에도 점순이 같은 친구가 있을까?”

그랬더니 선아가 말하더라고요.

“응, 있어. 근데 나는 그 친구 놀리기 싫어. 나도 점순이 마음 알 것 같아.”

순간 마음이 찡했어요. 선아가 책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감수성을 조금 더 넓혀갔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책 한 권이 가져다주는 변화가 이렇게 깊고도 따뜻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4️⃣ 다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점순이 졸업식》은 아이들이 다름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기에도,

어른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데에도 아주 좋은 책이에요.

학교폭력, 따돌림, 외모지상주의 같은 무거운 주제를 가볍지 않게,

하지만 너무 무겁지도 않게 풀어냈어요.

특히 작가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는 점에서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저는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고,

각자의 ‘점’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선아는 “나는 키가 너무 작아서 친구들한테 놀림당할가봐 두려워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5️⃣ 행복한 졸업식은 ‘인정’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행복한 졸업식을 맞이할 자격이 있는 소중한 존재니까요.”

책 속 마지막 문장은 선아도, 저도 한참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바라는 건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것이겠지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괜찮아, 너는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멋져’라고 말해주는 위로의 편지 같았어요.


아이의 마음에, 그리고 저의 마음에도 오래오래 남을 따뜻한 책.

《점순이 졸업식》을 통해 우리 모두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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