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이 재밌는 이 굉장한 이 - 어린이의 백년 치아를 위한 치의학 도감
마그다 가르굴라코바 지음, 마리 우르반코바 그림, 한성희 옮김, 권수진 감수 / 그린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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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치과 가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흔치 않죠.

저희 아이 선아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하얀 진료의자에 누워 낯선 기계 소리가 들려오면

눈을 꼭 감아버리던 아이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읽은 《별난 이 재밌는 이 굉장한 이》라는 책 덕분에

선아는 치아와 치과에 대해 훨씬 친근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



 

이 책은 단순히 치아를 소개하는 정보책이 아니에요.

마치 치아가 살아있는 친구처럼 다가와 “안녕, 난 치아야!” 하고

인사를 건네는 순간부터 아이의 눈빛이 달라졌답니다.

유치부터 영구치까지, 치아가 자라고 바뀌고 사라지는 과정을

‘치아의 인생 이야기’처럼 풀어내는 방식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치관, 치근, 법랑질 같은 조금은 어려운 용어도 생생한 그림과 함께 설명돼 있어서,

자연스럽게 아이가 이해하고 외우더라고요.




 

선아는 책을 읽다 말고

“엄마, 법랑질은 되게 단단한데 한 번 망가지면 다시 안 생긴대! 무서워!”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그냥 무서운 게 아니라, 치아를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듯했죠.

사실 아이들에게 양치의 중요성을 백 번 말해도,

왜 그래야 하는지 체감하기는 어려워요.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당연한 일들 — 이를 닦는 이유,

칫솔을 고르는 기준, 양치질의 순서를 흥미로운

이야기와 구체적인 그림으로 설명해주니 훨씬 효과적이었어요.



 


책에는 올바른 양치 방법 12단계가 일러스트와 함께 친절하게 소개돼 있었는데,

선아는 책을 보며 양치를 따라 하기도 했어요.

“엄마, 이건 너무 세게 닦는 거래. 잇몸이 아플 수 있대~” 하고

제 양치 습관도 지적해줄 만큼요.

또한 어금니 칫솔, 치실, 치간 칫솔처럼 다양한 도구의 쓰임도 알려주니까,

이제는 치실 쓰는 게 무섭지 않다네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치과를 단순히 ‘치료받는 곳’이 아니라,

궁금한 기계와 도구들이 가득한 흥미로운 공간으로 소개해준 부분이에요.

진료 도구의 이름, 검진 순서, 치과 의사의 역할을 만화처럼 알려줘서,

치과를 두려워하던 선아도 “치과에서 일하는 것도 멋진 직업이네!”라고 말했답니다.

책 말미에 수록된 ‘치과 의사가 직접 답하는 Q&A’도 인상 깊었어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질문과 실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답변 덕분에,

저 역시 함께 배운 느낌이 들었거든요. 사랑니, 충치, 교정 같은

주제들은 아이는 물론 부모에게도 꼭 필요한 정보였어요.




 

《별난 이 재밌는 이 굉장한 이》는 이름처럼

정말 별나고 재밌고 굉장한 책이었어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가 스스로 치아의 소중함을 깨닫고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안내자 같았죠.

치아 하나하나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선아는 자신만의 작은 치과 세상을 발견했고,

저는 그 과정을 옆에서 함께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답니다.



 

“엄마, 나는 평생 내 이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책을 다 읽고 선아가 했던 말이에요.

아이의 마음속에 건강한 치아를 위한 씨앗이 뿌려졌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 작은 변화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졌던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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