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또경이 그래 책이야 71
성은경 지음, 김이조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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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어렸을 때는 어땠을까?

딸과 이런 질문을 나누다 보면, 언제나 웃음과 함께 이야기가 길어진다.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 엄마는 뭐 하면서 놀았을까?

학교는 어땠고, 동네 친구들은 누구였을까?

선아가 책을 읽다가 툭 던진 한마디,

“엄마, 또경이 진짜 웃겨! 근데 엄마도 이렇게 사고쳤어?”

그 말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읽은 책, 바로 『우당탕탕 또경이』다.



 

이 책은 시골 마을에서 자란 또경이라는 소녀의 이야기다.

태권도 영화를 보고 용사가 되겠다며 훈련하다 동네 오빠에게 덤벼 보기,

매일 마주치는 사나운 수탉과 한판 벌이기,

엄마와의 유쾌한 갈등, 학교에서의 속상한 일들까지.

또경이의 하루하루는 말 그대로 우당탕탕이다.

그런데 그 모든 소동이 낯설지 않다.

왠지 모르게 내 어린 시절과 많이 닮아 있다.



 

책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 편씩 천천히 읽어도 좋다.

각 장마다 또경이의 엉뚱한 행동 속에 따뜻한 웃음과 짧은 교훈이 숨어 있다.

어린 시절의 실수, 반항, 두려움, 호기심,

그런 감정들이 책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선아는 “또경이가 수탉이랑 싸우는 장면에서 빵 터졌어!

진짜 만화 영화 같아.”라며 자꾸 그 장면을 흉내 내며 웃는다.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 엄마에게는 그리운 추억이다.



 

또한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졌다.

“엄마도 동네 오빠들이랑 싸워 본 적 있어?”,

“엄마도 숙제 안 해서 혼난 적 있어?”, “엄마는 태권브이 알지?”

이런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하다 보니

어느새 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책이 하나의 연결 고리가 되어, 우리가 함께 시간을 건너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동심이다.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함,

사소한 일에도 호들갑을 떨며 진심으로 반응하는 모습,

말썽꾸러기 같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또경이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친구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동심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예를 들면 진심, 순수함, 그리고 사랑스러운 허당끼 말이다.

책장을 덮으며 선아가 말했다.

“엄마, 나도 나중에 또경이처럼 내 이야기 책으로 만들고 싶어.

그럼 우리도 엄마 딸 시리즈 되는 거야?” 그 말에 괜히 울컥했다.

함께 웃으며 읽은 책이 우리 모녀 사이의 또 다른 추억이 되었음을 느꼈다.


 


『우당탕탕 또경이』는 단순한 동화책이 아니다.

가족 간의 대화를 열어 주는 책, 아이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는 책,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을 다시 꺼내 보게 하는 따뜻한 선물이다.

올봄, 유쾌하고 발랄한 또경이와 함께 우리 가족도 마음속 동심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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