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참 오랫동안 우리에게 골칫덩이였어요.
문제집을 넘길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이걸 도대체 어디에 써먹는 거야?” 투덜댔던 기억, 아마 누구나 있을 거예요.
저도 그렇고, 선아 역시 문제집을 풀 때마다
“수학은 왜 이렇게 재미없어?” 하고 툴툴거릴 때가 많았거든요.
그러던 중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읽으면 수학천재가 되는 만화책》입니다.
제목부터 벌써 궁금증을 자극했어요.
“정말 읽기만 하면 천재가 될까?” 하는 약간은 장난기 섞인 기대감과 함께 말이죠.
이 책은 기존의 딱딱하고 건조한 수학 책들과는 달랐어요.
공식만 달달 외우게 하는 대신, 수학이 태어난 순간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자연수’가 어떻게 생겼고, 왜 사람들은 덧셈과 뺄셈을 시작했는지,
소수와 분수는 어떤 필요에서 등장했는지를 하나하나 풀어가죠.
선아는 책을 읽다가 이렇게 말했어요.
“수학이 그냥 문제만 푸는 게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려고 만든 거구나!”
그 한마디가 이 책의 핵심을 정말 잘 짚어준 것 같아요.
책에서는 복잡한 공식을 외우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수학이라는 언어로 세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줍니다.
예를 들면, 2×3=6이라는 사실 자체보다,
두 사람에게 세 송이씩 꽃을 주려면
여섯 송이가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식이죠.
‘답’이 아니라 ‘이야기’에 집중하는 접근 방식은,
선아가 수학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구성도 알차고 깔끔합니다.
• 자연수의 성질(최대공약수, 최소공배수, 소인수분해, 거듭제곱)
• 정수와 유리수(음수, 유리수 계산)
• 방정식(미지수와 등식의 성질)
• 좌표평면과 그래프(변수, 정비례, 반비례)
• 도형(점, 선, 면부터 평면도형, 입체도형까지)
한 권 안에 초등 고학년, 중등 과정 초입까지
아우르는 기본 개념이 촘촘하게 짜여 있어요.
만화 형식이라서 진입 장벽도 낮고,
부담 없이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특히, “방정식”과 “좌표평면” 파트를 읽고
선아는 조금 어려워하면서도 무척 재미있어했어요.
“처음엔 복잡했는데, 왜 필요한지 알겠으니까 이해가 쉬워졌어!”
책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한 듯한 반응이라 엄마로서도 흐뭇했습니다.
또한, 수학을 마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친구처럼 그립니다. 숫자만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이게 필요한가?’, ‘우리 삶과 무슨 관련이 있나?’ 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만들어 주죠.
책장을 덮으며 선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수학이 무섭지 않아. 그냥 얘기를 들어주면 되는 거였어.”
수학과 친구가 된다는 것, 어쩌면 그게 진짜 공부의 시작이 아닐까요?
《읽으면 수학천재가 되는 만화책》은 이름 그대로,
수학을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책이었습니다.
수학을 외워야 할 대상으로만 여겼던 우리 아이에게,
수학이 들려주는 ‘세상의 이야기’를 함께 듣게 해줬으니까요.
수학이 어려워 고개를 숙였던 아이, 수학이 지루해 눈을 돌렸던 아이,
그리고 수학을 잘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아이에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네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그렇게 수학에게 당당히 물어볼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