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은 엄마의 출산기념일! 저학년 책이 좋아 13
제성은 지음, 이주희 그림 / 개암나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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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생일이 다가올 때마다 매번 느꼈던 뿌듯함과 동시에

살짝 서운한 감정이 있었어요.

아이는 자신이 주인공이라며 신이 나지만,

엄마인 나는 그날을 결코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하거든요.

순산하다가 재왕절개한 케이스라,

아플건 다 아프고..

하지만 또 엄마가 된 날이라 기쁘고 뿌듯하기도 하지요.


 


이번에 선아와 함께 읽은 책 《내 생일은 엄마의 출산기념일!》은

바로 그 감정을 꼭 집어 이야기해주는 따뜻한 창작 동화였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제니는 생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홉 살 소녀예요.

예쁜 원피스를 입고 친구들을 초대해 멋진 생일 파티를 열기를 기대하는 아이죠.

그런 제니에게 엄마는 조금 특별한 말을 건넵니다.

“네 생일이기도 하지만, 엄마의 출산기념일이기도 해.”

그 말 한마디에 선아와 저는 동시에 멈췄어요.

선아는 고개를 갸웃했고, 저는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습니다.



 

책 속에서 제니는 처음에는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해요.

“생일은 당연히 내가 주인공이지, 왜 엄마도 주인공이야?” 하고 말하죠.

그러다 엄마가 써둔 산모 수첩을 우연히 읽게 되면서

제니는 점점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 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생일에 엄마를 위한 깜짝 파티를 준비하게 되죠.




 

책을 다 읽고 난 후 선아한테 물어봤어요.

“너는 너의 생일이 어떤 날이라고 생각했어?”

선아는 조금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그냥 내가 태어난 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까 엄마가 진짜 고생한 날이었네.

앞으로 생일에는 엄마도 같이 축하해 줘야겠다!”

그 말에 울컥했어요.

아이도 이 책을 통해 생일의 진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 거예요.


책에서는 제니가 일상 속 평범한 날도 자신의 ‘기념일’로 만드는 모습이 나와요.

‘달리기의 날’, ‘열이 난 기념일’처럼요.

그 모습이 참 귀엽고 인상 깊었는데, 아이는 이 부분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리고 책을 덮자마자 “엄마, 우리도 기념일 만들자!”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올해부터 ‘출산기념일’을 포함해 몇 가지 우리만의 기념일을 정해보려고 해요. 엄마와 딸의 하루를 더 특별하게 보내는 작은 약속이랄까요.



 

이 책은 단순한 생일 이야기가 아니에요.

엄마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시간들, 아이를 향한 마음,

그리고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생일 케이크 위에 촛불만 세는 게 아니라,

함께 맞이한 ‘우리의 날’을 기억하게 해주는 소중한 책이었어요.



 

《내 생일은 엄마의 출산기념일!》을 읽고 난 후,

아이도 저도 마음이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요.

늘 곁에 있는 엄마지만,

사실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고 한 사람이라는 걸

아이가 처음으로 이해한 순간이기도 했거든요.

아이의 생일이 더 이상 ‘아이만의 날’이 아닌, ‘우리 둘의 날’이 되는 경험.

모든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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