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처음에 무슨 이야긴가 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약간은 섬뜩한 느낌과 큰 벛꽃나무 아래 두 고등학생이 서 있는 핑크빛 책표지의 불협화음이 이 책의 내용을 궁금하게 했다.

맹장수술 실밥을 뽑으러 병원에 갔다가 로비 한 구석 소파에서 책 한 권을 발견한 남자 주인공. 우연히 읽게 된 공병문고를 통해 같은 반 클래스메이트 사쿠라가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은 사실을 알게된다. 가족 이외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그녀의 병을 알게 된 그는 사쿠라의 비밀을 알고있는 클레스메이트로서 죽을 때까지 사이좋게 지내자는 약속을 얼떨결에 하게 된다. 사쿠라와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여행도 가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의 생활과 생각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가까운 시일에 올 죽음을 마주보고 살아가는 여학생의 입에서 나오는 삶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이야기를 듣고 소름이 돋았던 것처럼 인상깊게 다가온다.

어디서나 소설을 즐기며 남에겐 관심없고 그래서 친구도 없이 물 흘러가듯 살던 외톨이 남학생이었던 그와 정반대로 명랑하고 활발하여 친구도 많은 사쿠라. 그 둘의 만남은 사쿠라에게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하나뿐인 친구가 되어주고, 그에게는 그의 내면의 소리를 듣게 해주고 단절된 세상과의 징검다리가 되어준다. 사쿠라에게는 친구와 하는 마지막 경험이 될지도 모를 일이 그에게는 친구와 하는 첫 번째 경험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릿하기도 했다.

이렇듯 사쿠라의 정해진 운명과 함께 이야기가 마무리될거라 생각했던 소설은 또 다른 반전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와 오늘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집는다.

그리고 그의 이름.. 소설 중반까지 비밀을 알고 있는 클레스메이트’. ‘사이 좋은 클레스메이트이라고 불린 남학생의 이름 미스테리는 글의 재미와 함께 우리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2016년 일본서점대상 2위와 일본 현지 8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답게 읽기 좋고 기억에 남을 장면들과 위트있는 캐릭터로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번 여름에 개봉될 영화의 예고편을 보니 약간은 다른 내용이지만 어떻게 두 주인공을 그려낼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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