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여자
가쓰라 노조미 지음, 김효진 옮김 / 북펌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부산 국제영화제 출품작 얄미운 여자NHK드라마 나쁜 여자의 원작소설인 싫은 여자’.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얄밉고 나쁘고 싫은 여자로 불리우는지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이 일었다.

이 글의 화자는 어릴 때부터 공부도 잘해서 대학4학년에 사법연수원에 최연소 합격했던, 하지만 언제나 지독한 고독과 공허함에 싸워야했던 변호사 이시다 데쓰코이다. 성취감과 보람있는 일을 찾아 변호사가 되었지만 의뢰인의 마음을 진정으로 헤아리기 어려웠던 데쓰코에게 어린 시절 안좋은 기억을 심어준 먼 친척 동갑내기 고타니 나쓰코가 나타나면서 데쓰코의 삶도 조금씩 재미있고 흥미로워진다.

제멋대로에 다혈질이지만 남자를 끄는 매력이 넘치는 여자 고타니 나쓰코. 예쁜 외모와 남자들을 꿈꾸게 하는 능력으로 다양한 사기행각을 벌이는 나쓰코는 사기에 고비를 맞을 때마다 데쓰코에게 의뢰를 맡겨 사건을 해결한다. 어린 시절 데쓰코에게 한 나쁜 행동도 잊고 말이다.

몇 년에 한 번씩 나쓰코가 의뢰하는 사건을 데쓰코가 맡아서 사건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나쓰코가 벌이는 사기는 참 다양하다. 결혼사기, 보험사기, 그림사기 등 남자와 연관된 다양한 사기수법에 데쓰코는 어이없고 이해하기 힘들어했지만 사건을 해결해가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 속 고독과 공허함을 몰아내고 점차 열정적으로 일하며 인생의 즐거움과 감사함을 하는 성숙한 변호사로 성장하게 된다.

인상깊었던 장면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유언장을 작성하는 장면이다. 나쓰코의 유산사기를 해결하려 만났던 사람의 유언장을 작성하며 그리고 그 유언장을 전하며 인생의 고독을 받아들이고 인생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깨닫게 된 이야기는 다시 읽어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한 권의 소설책을 읽었지만 두 여자의 사회초년생이었던 20대에서 삶을 마무리하는 노년기 70대까지의 시간을 뛰어넘으며 펼쳐졌던 이야기는 처음에는 서로 다른 두 여자의 얽힘이 재미있는 소설 같았지만 읽으면서 그녀들의 삶과 그녀들이 만난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인생의 다채로움과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울림이 있는 감동적인 소설로 다가왔다.

읽으면서 소설 싫은 여자가 왜 영상화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이 되었는지 알 듯하다. 힘들고 외로워도 내일을 향해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나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꿈꾸게 하는, 힘과 깨달음을 주는 에세이같은 소설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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