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문득, 묻다 1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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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물을 것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상에 대해 무뎌져가는 어른의 모습이 되어가는 것이 참 안타깝다. 그러나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모든 것이 궁금하고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린다.

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KBS FM <출발 FM과 함께> 중 동명의 코너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그래선지 라디오의 아날로그적 따스한 감성이 그대로 옮겨온 듯 아름다운 피아노의 선율 아래 누군가 단아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착각이 일기도 한다.

이 책은 꽃을 보다’, ‘먹고 마시다’, ‘말하다의 세 장으로 나뉘어 일상 속 잃어버린 감성과 지성을 일깨워준다. ‘꽃을 보다에서는 김유정의 동백꽃과 우리가 흔히 향기가 없다고 알고있는 모란꽃이야기의 진실, 천년이 지나도 꽃을 피우는 연꽃씨의 비밀, 꽃이 피는 이유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시와 이야기 중 우리가 뜻을 모르고 그냥 스쳐지나가거나 잘못 알려진 꽃이나 식물에 담긴 진실을 친절하면서도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읽고 나니 일상 속에서 가꾸고 보아온 나무와 꽃들의 사연이 궁금하고 더 특별해보인다.

먹고 다시다에서는 최후의 만찬에 나오는 메인요리부터 시작해서 탕평채와 동파육, 커피, 크로아상, 마녀의 수프, 사과, 음식과 관련된 장소 등 동서양을 넘나들며 음식에 담긴 사연을 풀어내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잘못 알려진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바로잡는다.

마지막으로 말하다에서는 도루묵, 마누라, 도리도리 까꿍, 징크스, 천고마비, 봉창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단어나 사자성어, 속담의 진짜 의미를 들려준다. 도루묵은 조선시대 선조가 전쟁중 먹은 묵이 매우 맛있어 전쟁 후 다시 먹으니 그 맛에 실망하여 도로, 묵이라고 하여라고 했다는 일화, 마누라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용된 극존칭이라는 것, 우리가 아이들을 달랠 때 쓰는 도리도리 곤지곤지 죔죔이 모두 한자에서 유래한 것이 놀랍다.

세상의 모든 것에 호기심으로 가득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각 질문들은 두 세장의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글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지만 읽고 난 후 세상의 모든 것에 질문을 하고 싶어지는, 강력하면서도 긴 여운이 있다.

문학과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만나는 작은 궁금증에 대해 정성껏 답하는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우리가 삶의 바쁨에 치여 잠시 잃어버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단숨에 찾아준, 그래서 아름다운 세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는 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로 채워질까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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