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다가 혹은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정호승시인의 시를 접한 적이 많다. 짧은 시구절 속에서도 서정적이면서도 따듯함이 담긴 그의 시는 언제 읽어도 마음에 스르르 녹여든다.

이 책은 정호승 시인의 산문집이면서 19년전 태어나 몇차례 개정판이 나온 기구한 운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읽으면서 정호승 시인의 책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계속 출판되어지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그의 글은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 소홀하거나 밋밋한 글이 없고 그가 살아가는 세상과 삶에 대한 깊은 사색이 느껴짐과 동시에 그의 아름다우면서도 섬세한 감성이 오롯이 드러나 읽는 독자의 마음을 흔든다.

어린 시절 경주 외가집 곁 첨성대에서 놀던 추억과 군 시절 부활절 새벽 맹인의 촛불과 성탄절 새벽송의 기억 속에서는 그가 지금껏 간직해온 따스함이 전해진다. 여름하늘을 날아다니는 하루살이들에게서는 감사하는 삶의 자세를 배운다. 춘난의 꽃을 기다리면서 느낀 가슴 두근거림과 인간을 꽃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 인간을 아름답게 해준다는 그의 글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또한 정채봉작가, 성철스님, 김수환추기경 등 그가 삶 속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속에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한다. 또한 외로움과 사랑, 고통에 대한 그의 글을 읽고 있자면 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애태우는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다.

시인이 삶을 살아오면서 그 순간순간을 기억하고 깊은 사색을 통해 나온 글들을 읽으며 그의 인생과 함께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조금이나마 더 가슴깊이 느낄 수 있었던 듯하다. 나의 인생이야말로 나의 가장 소중한 시라는 그의 고백처럼 그의 인생이 곧 문학이 되었음을 이 글을 다 읽고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언제부터인가 책장에 꽂혀있었던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꺼내들었다. 또한 안치환의 노래 우리가 어느 별에서를 듣기도 하며 책에 깊이 빠져든 것 같다. 오랫동안 내 침대 맡에서 다시 읽고 읽으며 나를 조금씩 변화시키며 함께 있을 거 같은 정호승의 산문집 우리가 어느 별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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