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두번째 이야기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2 - 구한말에서 베트남전쟁까지,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그날의 이야기 ㅣ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2
임기상 지음 / 인문서원 / 2015년 2월

1편을 읽으며 역사를 배웠지만 수박 겉핥기식 지식과 우리가 알던 역사와는 다른 감추어진 진실에 분노하고 답답해하며 긴 여운이 남았었는데 벌써 2권이 나왔다. 1편에 이어 2편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 한국전쟁과 다시 시작된 남북분단 상황에서 베트남 참전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질곡많은 역사의 순간순간과 그 속에 살아숨쉬던 인물들을 저자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노력했지만 역사속에서 사라진 많은 사람이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사실상 감금상태에 놓였었던 고종을 피난시키려하고 여성교육에 관심이 많았으며 영친왕의 어머니였던 엄비, 나석주 의사를 비롯해 남녀노소를 따지지 않고 나라를 위해 안팎에서 무장투쟁을 하며 죽어간 독립운동가들에 경의를 표하다가도 친일경찰로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를 붙잡아 고문하던 노덕술 같은 사람들이 해방 후에도 정부 편에서 경찰로 활동하며 여전히 독립운동가를 탄압한 사실은, 친일파였지만 해방 후에도 떵떵거리며 사는 인물이 많음은 참으로 분노할 일이다. 제대로 된 역사 청산 없이 해방 후에도 계속된 친일파의 득세는 이 땅에 독립운동가들이 설 땅을 잃어버리게 했으며 든든한 정부가 만들어지기 힘든 사회가 만들어진 것 같다. 나의 과거를 뒤돌아 볼 때 기본교육과정 속에서 배운 기억이 없음이 참 안타깝다. 많은 이들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바로잡는 것은 미래의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그리고 우리의 안타까운 역사, 한국전쟁. 이 땅에서의 한민족끼리의 전쟁이었지만 유엔군과 중공군의 가세와 맥아더 장군의 오판은 우리에게 긴 분단의 아픔을 남겨주었다. 그 이후 베트남 전쟁의 참전으로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려한 부끄러운 현실까지.. 우리가 잘 알지 못했고 또한 알 수 없었던 역사의 진실들을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제대로 된 역사바로세우기를 하지 않는 한 그런 굴욕과 아픔의 역사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질곡의 시대를 살아온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을 그렸기에 역사의 순간순간들 가운데 이야기가 물 흐르듯 움직이는 생생함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또한 저자의 다양한 사진자료는 그 순간의 모습을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흔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라는 말을 한다. 즉, 역사 속에 미래가 있다는 말과 상통한다. 제대로 된 역사를 끊임없이 알고자하는 노력과 이에 대한 인정은 모두가 함께 좀 더 나은 미래와 다가오는 변화를 대처해 나갈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