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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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책상 한 켠에 있던 책이었는데 이사다니면서 사라져 무척 아쉬웠다. 그래서 새로 나온 걸 알고 무척 다시 읽고 싶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책을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 책은 짧지만 읽는 누구에게나 따스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우동 한 그릇><마지막 손님> 두 개의 짧은 동화같은 글을 싣고 있다.

12월의 마지막날 우동집 북해정’. 장사를 모두 마치고 문을 닫으려는 찰나 한 여자가 사내아이 둘을 데리고 와서 우동 일인분을 주문한다. 주인은 우동 한덩어리 반을 삶아 세 사람에게 내어놓는다. 해의 마지막날 세 모자는 계속해서 북해정을 찾아오고, 찾아오는 세 모자를 위해 북해정 주인부부는 메뉴판을 인상 전 가격으로 되돌리고 2번 테이블을 예약석으로 남겨둔다. 그러던 중 세 모자가 오지 않게 되고 세 모자의 이야기는 동네에 미담으로 퍼진다.

옛날에 읽을 때는 우동 한 그릇을 두고 나눠먹는 세 모자의 모습, 서로 노력하고 아끼며 착하게 살아서 좋은 결과를 이루어 내고 몇 년이 흐른 뒤 다시 찾아온 그들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고 아름다워보였다. 어른이 된 지금 읽은 책은 또 다른 감동이 다가온다. 세 명이 와서 우동 한 그릇을 시켜도 밝은 인사로 화답하는 북해정 주인부부, 그들의 어려움을 알고 배려하고 마음을 함께 나누는 그들의 모습에서 또 다른 감동이 다가온다. 식당이라는 장사를 하지만 자신의 이익보다는 사랑을 나누는 부부의 모습 속에서 요즘은 흔치 않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여전히 마음을 울린다.

 

그리고 <마지막 손님>. 가난으로 학교도 채 졸업하지 못하고 가게에서 일하며 동생들을 돌보는 게이코. 항상 밝고 상냥하게 손님을 대하는 그녀이다. 어느날 퇴근 후에 스쳐지나간 차를 보고 혹시나 가게에 가는 손님인지 확인한 그녀는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어머니를 위해 과자를 사러온 손님을 맞이한다. 그 후 손님의 어머니가 죽었다는 소식에 장례식에 찾아간 그녀의 이야기는 미담이 되어 신문에도 실리게 된다. 손님을 이익을 주는 사람보다는 기쁨을 주는 사람으로, 가게를 사람 마음의 아름다움을 채우는 곳으로 생각하고 항상 배려하던 게이코의 행동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당신의 오늘의 일은 단지 한 사람이라도 좋다. 당신에게 고맙소! 하고 마음으로부터 인사를 하고 싶어하는 손님이라는 이름의 친구는 만드는 일이다.’ p104

나날이 삭막해져가는 인간관계의 안타까움를 떠오르게 하는 문구다. 어디선가 읽는 따듯한 인사 한마디하면 커피값을 할인해주는 커피점의 이벤트가 떠오른다. 어느새 사람의 따듯함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야하는 때가 온거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받은 감동이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항상 밝게 인사하며 손님을 배려한 북해정 부인부부와 게이코처럼, 또 감사의 마음을 지니고 그것을 잊지않았던 세 모자처럼 그들의 따듯한 마음이 이 책을 통해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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