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어서이다. 그중에서도 죽음에 대한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이 절대적으로 할 수 없는 것으로 책을 통해 얻는 경험 중 다른 무엇보다 특별한 경험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기에 다소 슬프고 무겁더라도 시한부 주인공이 나오는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다.

 

병원에서 뇌종양 4기의 진단을 받고 집앞에서 쓰러진 ’. 깨어보니 곁에는 사년간 자신와 함께 살아곤 사랑스러운 고양이 양배추와 함께 자신의 모습을 한 악마가 나타났다. 화려한 알로하 셔츠를 입은 악마는 너는 내일 죽는다며 간단한 거래를 제시한다. 세상에서 뭐든 하나를 없애면 당신의 생명을 하루 연장시켜준다고. 쉬워보이는 거래내용에 선듯 응한 는 세상에서 없앨 것들을 고민한다. ‘는 전화, 영화, 시계를 없애며 휴대폰이 없었던 전여친과 영화 오타쿠 친구를 만나면서 내가 살아온 의미를 찾는다. 또한 돌아가신 어머니와 처음키운 고양이 양상추를 기억을 되새기며 관계가 서먹해진 아버지를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 사라진다면

이 책에는 휴대폰, 영화, 시계를 비롯하며 초콜릿, 음악 등 주인공이 없애고자 상상하는 것들이 많이 나온다. ‘는 휴대폰을 없앰으로 휴대폰의 사용으로 인해 많이 편리해졌지만 깊은 인간관계는 줄어들었음을 느끼고, 영화를 없앰으로 취미활동이 내 삶을 얼마나 풍부하게 해주었는지 깨닫게된다.

처음엔 는 세상에 있거나 없거나 사는데 상관없다고 여겨지는 것들 투성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사라짐의 시간을 겪은 후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모두가 하나하나 의미를 가지고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내가 없어진다면... 작가는 사라짐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소중함과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담담하다. 뇌종양 4기를 진단받고 절망보다는 쿠폰같은 시시한 생각을 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대신 자신의 죽음을 결정한 후 자신의 장례예식을 준비하고 주변을 정리한다. 이런 죽음에 대한 무겁지 않은 서술은 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주인공이 1인칭 시점으로 표현되기에 삶과 죽음에 대해, 세상의 소중한 것들에 대해 와 함께 생각하는 느낌으로 더욱 몰입감이 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 내가 사용하는 것들이나 함께 있는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할 수 없는 빠르고 복잡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나를 만들어가는 사물과 사람들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전차남’, ‘고백’, ‘늑대아이의 영화프로듀서로 꽤 친숙하다. 이 책 또한 영화로 만들어진다니 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책 속 고양이의 말과 영화 속 대사를 읊던 의 모습이 어떻게 재미있게 표현될지 자뭇 궁금해진다.

이 책을 통해 주변을 되돌아보며 잊고 있던 나의 소중한 것들을 찾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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