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만들다 -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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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로 알게된 움베르토 에코. 움베르토 에코는 소설가이자 사상가이고, 현존하는 최고의 지성인라고 한다. 그러나 소설이 아닌 그의 글을 읽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의 진면모를 알게된 새로운 경험이었다.

적을 만들다-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은 서론에서 밝히듯 여러 강연이나 행사, 신문 등에 지난 10년간 여러 곳에 기고한 발표글들을 모아 정리한 책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면에서 그의 관심사와 지적호기심들이 책 전체에 표현되고 있다.

우선 첫 칼럼인 적을 만들다에서부터 현재 적이 없는 이탈리아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사회의 발전을 위한 적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또는 다른이)에 대한 색다른 접근은 항상 남을 의식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또한 절대와 상대, 불에 대한 다양한 개념들, 검열과 침묵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깊이있는 고찰은 그 자체의 본질을 알고자 하는 열정과 함께 그의 현존하는 최고의 지성인으로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빅토르 위고, 과잉의 시학’, ‘나는 에드몽 당테스요!’, ‘율리시스, 우린 그걸로 됐어요는 문학에 대한 그의 해석을 읽을 수 있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대문호의 작품들을 지적하고 당시 이탈리아에서 저평가 되었던 작품을 되집어 보기도 하면서 문학의 다른 면을 알아가는 색다른 재미와 함께 문학에 대한 그의 뜨거운 열정을 느껴볼 수 있다.

책 중 상상천문학은 인상깊게 읽었던 칼럼이다. 과거 과학이 발달하지 못했을 땅과 하늘, 우주의 형태에 대해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 지도를 만들었던 중세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쥘 베른 등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호기심을 자극한 공상과학소설에 대한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하면서도 그의 끝없는 지적 호기심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문학, 철학, 평론, 천문, 사회 등 서로 연관되지 않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와 위트까지 겸비한 움베르토 에코의 책은 세상의 물질이나 사건들은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될 수 없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움베르토 에코의 지적호기심은 어디까지인가라는 궁금함과 함께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준다.

여든이 넘는 나이에도 끊임없이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왕성히 활동하는 움베르토 에코. 지식에 대한 열정이 가득 담긴 그의 글들을 통해 정말 그가 세계 최고의 지성인임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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