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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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브의 책을 접한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부터 시작되어 그녀의 책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살인자의 건강법’, ‘왕자의 특권등 출간되는 책마다 색다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로 계속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게 된다.

이 책은 제목에서처럼 샤를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을 모티브로 하여 그 상황을 현대로 옮겨와 그녀만의 상상력과 입담이 가미되면서 새로운 스토리로 태어났다.

 

이야기는 주인공 사튀르닌이 좀처럼 좋은 집을 구하기 힘든 곳 파리에서 살 집을 구하기 위해 한 호화저택에 발을 들여놓으며 시작된다. 집주인에 대한 지식없이 면접에 온 사튀르닌에게 한 여인이 의문스런 주인과 그전에 그 방에 살던 8명의 여자가 모두 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싸지만 좋은 방의 모습에 그 곳에 살기로 결심한다. 주인 돈 엘레미리오에게 저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다른 곳은 들어가도 상관없으나 암실만은 들어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곳에 살면서 사튀르닌은 저녁마다 돈 엘레미리오가 차려준 호화스런 최고급 음식을 먹으며 그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처음에는 그의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행동에 경계하지만 그녀를 위해 안 먹던 샴페인을 마시고 최고급 요리를 준비하고 옷까지 만들어주는 그에게 점차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그의 8명의 여인에 대한 살해 누명을 벗고 그를 사랑하기 위해 들어가는 것이 금지된 암실의 비밀과 8명의 사라진 여인에 대한 비밀을 알아내기 시작한다.

 

이 책은 기존의 아멜리 노통브의 여러 책에서 그랬듯이 두 사람의 대화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요리, 샴페인, 사랑, 사진, 돈 엘레미리오 부모의 죽음, 8명의 여인 등 다양한 주제를 서로의 입장에서 핑퐁게임하듯 빠르게 전개해간다. 그 속에는 -물론 모두 알아듣지 못하고 밑의 참조를 읽지만- 여러 은유적인 표현과 철학적이면서도 위트있는 말로 역시 아멜리 노통이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적은 등장인물과 주인공들의 뚜렷한 성격과 가치관, 대부분이 두사람만의 대화로 전개되는 이야기와 대화속에 언급되는 다양한 소재는 우리의 지식을 시험하기도 하며 다른 소설과는 차별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준다. 또한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위트있는 결말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런 여러 특성들이 그녀의 소설에 대한 매력을 배가시키며 짧은 이야기지만 긴 여운을 남겨준다.

이 책은 아멜리 노통브의 스무번째 책으로 그녀의 데뷔 20주년과 맞물려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일년에 한권씩 출간되는 책마다 색다른 느낌으로 읽는 재미를 주는 그녀의 책. 앞으로 또 어떤 책으로 우리의 뇌를 자극할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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