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체인지-나는 나니까

두근두근 체인지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2
알렉스 쉬어러 지음, 정현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5월

부모님에 두형, 여동생까지 총 여섯식구가 방이 세 개인 좁은 집에서 시끌벅적하게 살고, 학교에서는 축구도 못하고 인기가 없는 소년 빌 해리스는 학교에서 헤어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렸는데, 한순간에 유명한 축구선수와 가수를 부모로 두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인 베니 스핑크스를 닮은 외모를 가지게 된다. 이때부터 학교에서 제일 인기있는 학생이 되고 동네에서는 모두가 빌을 베니라 부르게 되었다. 그 와중에 베니 닮은꼴로 못난이 주식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한 광고촬영장소에서 진짜 베니를 만나게 된다. 서로의 삶에 궁금함과 부러움을 느낀 둘은 하루동안 서로의 삶을 바꿔보기로 하고 계획을 세운다. 시작은 좋았다. 서로의 집에서, 학교에서 새로운 삶을 체험한 둘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려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는데..

사실 소재는 어릴 때부터 접해온 ‘왕자와 거지’의 현대판으로 우리모두에게 익숙하다. 또한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을 소설 속 주변인물로 녹아냈기에 다소 엉뚱했지만 더욱 실감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재미 못지않게 인상깊었던 것은 빌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광고효과를 위해 부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협찬, 신문의 자극적 기사, 노동과 돈의 관계에서 모순점 등 사회 곳곳에서의 부조리함을 집어내는 청소년 빌의 날카로운 시선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두드러지게 해주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바뀐 인생을 살고 싶어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른 사람의 것에 부러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야기 속 빌은 베니의 삶을 살아보고서 사치스러움 빼고는 자신의 삶과 별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바라는 인생은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장점을 살려 나의 삶을 살아간다면 정의가 없는 세상이라 할지라도 멋지게 살아갈 수 있음을 빌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 책은 끊임없이 친구와 비교당하고 입시에 시달리는 10대들에게 자신의 소중함과 함께 우리가 속한 사회를 좀 더 넓은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작가 알렉스 쉬어러를 처음 접했지만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설을 쓴다는 작가의 생각에 공감하며 또 어떤 이야기로 재미를 줄지 다음 책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