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세자 독살사건 - 조선 여 검객 이진의 숨 막히는 진실 게임
이수광 지음 / 산호와진주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나 드라마나 사극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이 땅에 일어났던 일들을 바탕으로 하여 현대인의 상상력을 불어넣어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이러한 것들은 고조선으로 시작하여 500년의 역사를 가진 조선의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많은 역사서와 그 가운데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에 대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그렇지만 많지 않는 고증으로 인해 우리역사를 바로 알기에 힘든 점이 많다. 이를 위해 우리 역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역사를 바로 보는 작업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조선시대 인조의 첫아들이었던 소현세자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바탕으로 하여 서로 다른 뜻을 품은 두 아버지 밑에서 자란 검을 쓰는 두 여인의 이야기다. 삼전도에서 청나라에 굴욕적인 치욕을 당한 뒤 소현세자 내외과 봉림대군은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가 9년 후에 돌아오게 된다. 청나라에서 선진문물을 받아들이고 청나라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소현세자가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급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이로 인해 봉림대군이 세자가 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세자빈 강씨의 조카이자 소현세자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이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다 끝내 가족이 몰살당하는 ‘북촌의 망종’ 이진, 인조와 소현세자를 이간질시킨 인조의 후궁 조소용의 조카이자 어의 이형익의 딸 ‘남촌의 항아’ 이요환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더욱 실감나고 생생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또한 두 여인이 한 남자를 사랑하는 로맨스를 집어넣어 지루하지 않게 역사 속 사실들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소현세자 독살사건> 속 인조와 대신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사실을 바탕으로 한 대화들과 이에 따른 해석을 저자가 붙인 것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자칫 놓칠 수 있는 대화 속 깊은 의미들을 쉽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기존의 여타 역사소설을 보면 남성이 주인공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간혹 여성이 주인공이었던 경우는 여왕이나 왕비, 공주였다. 아마 역사서들이 권력을 중심으로 쓰여져서 그렇겠지만, 이 책은 일반 사대부가의 검과 무술을 즐기는 미혼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궁중이야기만을 다루는 다른 책들과는 다른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성이 검을 즐기는 독특한 설정은 조선시대 집 밖에서 자신의 꿈을 찾는 여성의 모습을 본 것 같아 가슴이 아렸다.


이 책에는 ‘소현세자 독살사건’의 전반적인 내용과 함께 그 당시 국내외 상황과 조선의 굴욕적이었던 당시 외교에 대해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굴욕의 시간 속에서 패전국의 왕자로 멸시를 받아 반청주의가가 된 봉림대군가 아닌 서양의 문물과 사상을 받아들인 친청주의자가 된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300년도 더 전에 서양문물을 받아들였다면 아마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재미있는 역사드라마나 소설을 읽다보면 이것이 과연 진실된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많은 역사책을 접함으로 다양한 시선을 배우고 좀더 객관적으로 역사를 볼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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