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기회 개암 청소년 문학 13
파트릭 코뱅 지음,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가끔 청소년이 주인공인 책을 읽으면 생기발랄하고 밝은 미래를 꿈꾸는 주인공들의 모습 속에서 나의 청소년기를 추억하며 희망과 용기를 얻곤 한다. 청소년이 주인공인 책이 많은 이유도 그런 것 같다. <두번째 기회>는 프랑스의 인기소설가 파트릭 코뱅의 작품으로 작년 77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더구나 꿈많고 모험을 좋아하고 로맨스를 갈망하는 10대가 주인공이고, 환생이라는 판타지적 요소가 주인 책이다.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마지막 순간에도 10대가 주인공인 소설을 쓴 능력과 열정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이름에 약간의 불만을 가진 파리에 사는 열다섯살의 고등학생 제피랭 뒤발은 학교의 견학으로 루브르 박물관에 갔다가 400년 전 한 소녀의 초상화와 마주치게 된다. 그 순간 갑자기 빛이 솟구치고 바닥이 흔들리는 현상과 함께 오른팔에 상처를 입고 기절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를 찌른 사람은 없고 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지게 된다. 제피랭은 초상화 속 소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초상화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면서 초상화의 주인공과 똑같이 생긴 소녀 로랑스를 만나게 된다. 제피랭은 로랑스와의 대화를 통해 초상화 속 소녀에 대해 알게 되는데..


이 책은 77세로 노년기에 들어간 작가가 글을 썼지만 열다섯살 소년 제피랭의 풋풋한 고교생활과 호기심 많은 생각들을 묘사하는데 있어서 어색함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또한 제피랭의 엄마, 친구들, 형사, 박물관 관리인, 로랑스의 뒤를 쫒는 자 등 잠시 등장하는 인물들도 뚜렷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국어실력이 형편없는 남학생이 쓰는 일기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요즘 일기장에 일기를 쓰는 청소년들은 많이 없지만, 이것은 두서없지만 주위의 상황을 설명함에 있어 유용하게 쓰였다. 더불어 제피랭의 심리적 상황과 갈등을 직접 옅본다는 느낌이 들어 호기심 많은 여고생 시절로 돌아가 이 책에 더욱 깊이 동화될 수 있었다.


1-20대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운명적 사랑을 꿈꿀 때가 있다. 하지만 참 찾기 힘든 현실이다. 이 책에서는 400년 전에는 주변의 반대로 이루지 못한 사랑이지만, 서로의 초상화를 통해 현재 시점에서 운명처럼 만나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두번째 기회’를 얻은 행운의 주인공들 이야기이다. 오랫동안 글을 쓴 작가가 써서 그런지 읽기 쉽고, 생활속에서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유머들과,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스토리 전개가 이 책의 큰 장점인 듯하다. 우리가 과연 찌릿한 운명적 사랑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학입시나 시험 준비를 하며 지쳐있는 학생들이 머리도 식힐 겸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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