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오단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서점이나 헌책방을 소재로 한 책을 보면 읽고 싶어 가슴이 콩닥콩닥거린다. 특히 양 쪽 벽면에 책으로 가득한 책장이 있고 바닥에 빨간 양탄자(로 치고)가 깔려있는 고서점을 표현한 표지를 본다면 그 안에 감춰진 이야기가 궁금하여 안 읽을 사람은 없으리라..  

 ‘인사이트 밀’로 유명한 요네자와 호노부는 1978년생으로, 젊은 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미스터리계의 유망주이다. 그는 ‘추상오단장’으로 2010년 ‘미스터리를 읽고 싶다!’ 3위, 2010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4위를 기록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학업을 접고 큰아버지의 고서점을 도와주던 스고 요시미츠는 키타자토 카나코의 요청으로 한 잡지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그 인연으로 그녀의 돌아가진 아버지가 가명으로 남기신 5편의 리들스토리를 찾아주게 된다. 하나하나 찾음에 따라 그 이야기들이 22년 전 카나코 어머니의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5편의 작은 리들스로리로 이야기를 꾸미면서 이를 바탕으로 큰 줄거리를 끌어가는 작가의 능력에 깜짝 놀랐다. 각각의 리들스토리들은 읽기도 깔끔하고 재미있었고 그 속에 담긴 환상같은 이야기들은 하나의 이야기로도 흥미진진하였다. 마음 깊은데서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감과 함께 하나씩 하나씩 진실이 드러날 때 더 큰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 진정한 추리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리들스토리를 찾아서 읽을 때, 카나코의 아버지가 숨기신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 이것으로 22년 전 일을 추리할 때마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의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끌리는 이 책은 저자의 짜임새 있는 전개능력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소설이 태어난 듯하다.
이 소설은 일본 거품경제 붕괴 직후인 9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여 거품이 꺼진 이후의 모습을 요시미츠 집안의 몰락과 취업의 어려움으로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이와 함께 요시미츠의 입장에서만 서술하고 있는데, 이것이 소설의 사실감과 감정이입을 더욱 용이하게 해 주었다. 일본소설이지만 우리 사회 또한 이러한 면을 가지고 있기에 한창 배우고 즐기는 뜨거운 청춘의 시기에 집으로 돌아가는 요시미츠의 상황에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고 또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으로 긴장을 멈출 수 없었던 이 소설! 역시 선택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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