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한 조각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8
마리아투 카마라.수전 맥클리랜드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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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작은 나라
시에라리온 출신의 한 소녀가 나를 울렸다.

또래와 어울리기 좋아하고, 춤추기를 즐기며, 달과 별의 반짝임을 느낄 줄 알았던 14살의 평범한 시골소녀 마리아투. 그러나 이유모를 어른들의 전쟁으로 인해 꿈 많던 그녀의 삶은 두려움과 절망의 한가운데로 빠져들었다. 반군들에게 양 손이 잘리고 성폭행으로 임신하고 그 아이가 영양실조로 죽고..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힘든 일들의 연속에 죽기를 갈망한 적도 여러번 있으나, 자신이 먹을 것도 없는데 동냥한 것으로 그녀에게 망고 하나를 사주던 사촌언니와 수용소에서의 극단 참여는 그녀에게 살아갈 새로운 힘을 주었다.

아픔과 절망의 끝에서 기다리는 것은 새로운 희망이었다. 그 희망은 그녀 자신 뿐 아니라  그녀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생겨났다. 피투성이의 그녀에게 병원 가는 길을 알려주며 망고를 내밀었던 사람, 같은 슬픔을 당했지만 늘 친부모같이 챙겨주던 언니오빠와 친척들, 세계 여러 나라에서의 도움의 손길 등 작은 마음들이 모여 그녀를 다시금 꿈 많고 정감 넘치는 소녀로 되돌려주었다.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준다는 것, 그때는 몰랐겠지만 점점 변화되고 남을 돕는 기쁨을 알아가는 마리아투를 보면서 우리가 주변의 이웃과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고 서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가족이라는 개념이 넓은 의미로 쓰인다는 것이었다. 마리아투를 낳아준 부모님과 키워준 고모부부, 마을에서 함께 자라난 친구들과 사촌들 모두가 서로를 아끼며 한 가족처럼 보듬어 주고 힘들었던 절망의 순간에 살아갈 희망이 되어주는 것이 점점 핵가족화되고 이웃의 얼굴도 모르는 우리나라와 대조되어 부럽다는 느낌도 들었다.

마리아투는 현재 토론토 대학의 학생으로 분쟁지역 아동보호 유니세프 특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1986년에 태어난 마리아투는 나보다 어리지만 그녀가 살아온 삶의 무게는 나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것이 갖춰진 나라에서 태어나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더 채워지지 못함에 투정부리고, 작은 일에도 절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늘어나는 우리의 모습들이 부끄럽게 느껴지던 시간이었다. 자신이 받은 희망을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마리아투의 모습에서 그녀로 인해 웃음을 되찾게 되는 어린이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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