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유난히 추웠던 겨울, 따뜻한 봄을 기다리던 때에 마음을 따뜻히 보듬어주는 책을 한 권 만났다. 크고 노란 푸딩 주위에 핑크색 일본전통옷을 입은 남자들이 촐랑촐랑 귀엽게 모여있는 표지가 눈길을 먼저 끌었다.

혼자 아들 도모야를 키우며 직장생활도 하면서 바쁘게 지내던 싱글맘 유사 히로코는 어느 날 아침 아들의 어린이집 등교시간에 사무라이 복장을 한 사람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바빠 지나쳤지만 퇴근길에 다시 당황하고 있는 180년 전 에도시대에서 온 기지마 야스베와 마주치게 된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기지마 야스베가 잠시 히로코의 집에 머물게 되면서 대신 집안일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면서 디저트에 대해 관심이 늘어나는데...

 

180년 전 시대에서 시간을 거슬러 현재에 떨어진, 타임슬립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는 책에 좀더 호기심을 유발하고, 기지마 야스베의 행동 하나하나의 더욱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움찔하던 모습, tv와 리모컨을 보고 놀라던 모습 등 새삼 우리 주변의 편리함과 과학의 발전에 따른 변화를 인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의 표현들이 재미있게만 다가왔지만, 햄버거 가게에서 함부로 행동하던 아이들에게 곧장 야단치던 모습에서 우리가 얻은 것도 많지만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들을 잃어버리고 생활의 고단함으로 포기하고 사는 것들도 많음이 참 안타까웠다.

이 책은 싱글맘 유사 히로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싱글맘의 심리와 갈등을 현실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싱글맘의 가정은 이혼의 증가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인식은 적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대책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8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옛날에는 인간간의 정, 예의를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사회를 이룬 반면, 현재의 우리는 삶의 풍족을 위해 집, 옷, 지위, 돈 등 보이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 물론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이라는 점에서는 똑같다. 기지마 야스베가 히로코의 아들 도모야를 훈육하는 것을 보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시키고, 야단칠 것은 치는 와중에 아이가 성장하고 안정됨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히로코도 직장생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보면서 우리의 마음의 안정이 곧 삶의 안정과 풍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의 자극적이지 않고 희망을 느끼게 해 주고 따뜻하고 푸딩처럼 달달한 책을 읽었다. ‘촌마게푸딩’은 아라키 겐의 두 번째 소설로 2010년 영화화되었고 2편도 출간되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유사 히로코와 기지마 야스베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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