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도 사랑을 품다 - 윤후명 문학 그림집
윤후명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거제도... 과거 대학다닐 때 MT의 명소로 자주 논의되었던 곳이다. 나는 가 보진 못했지만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기에 한번 꼭 가보고 싶은 섬이었다. 이 책을 접했을 때 이 섬을 글로나마 다시 만나게 되어 무척 기대되었다.

  ‘지심도 사람을 품다’는 시와 동화, 소설, 에세이와 함께 지심도의 풍광을 그린 그림이 곁들어진 윤후명의 문학그림집이다. 저자는 과거 거제시에 있는 한 기업의 초청으로 그 곳에 머물었었다. 그 곳에 머물면서 섬사람들의 생활과 풍광에 영향을 받아 집필한 글들을 모아 만든 책이 바로 ‘지심도 사람을 품다’이다.

  저자는 과거 소설쓰기가 힘들 때 ‘네가 가장 잘 하는 이야기를 써라’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이것은 그가 거제도에, 그리고 지심도에 머물 때 그의 영감을 더욱 자극한 듯하다. 그렇기에 그곳에서의 삶은 그의 글을 통해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의 동화와 소설 등에서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팔색조’와 ‘엉겅퀴꽃’은 그에게 많은 영감을 준 듯하다. 소설 ‘팔색조’에서는 팔색조를 찾아 떠난 한 섬에서 스치듯 만난 한 여인에 대해 쓰고 있다. ‘사랑 가운데는 한 순간에 스쳐 지나감으로써 더 영원한 사랑도 있을 것이었다’라며 사랑의 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 ‘섬’에서는 조선소에서 철야근무를 하는 한 사내와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 소소하면서도 일상과는 다른 일탈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섬’에서는 지심도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전체적인 전개에서 드러난다. 임란시 사용한 대포의 발견, 거제 포로 수용소, 상어의 종류 등 저자의 글을 읽고 읽노라면 지심도의 풍경이 머리 속에서 저절로 그려진다. 
  마지막 단원인 그의 에세이를 보면 저자가 글을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나온다. ‘그는 삶이 곧 글이다’라고 말한다. 거제도 체류 후 그의 글 가운데 지심도에 대한 소재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지심도가 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이라..

  이 책을 읽기 전 거제도⋅지심도는 나에게 멋진 풍경을 가진 명소의 한 곳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은 후 내 마음 속 지심도는 어느 한 숲에 팔색조가 ‘호오이 호오이’ 노래부르고, 엉겅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그런 살아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또한 작은 섬에 불과했던 그 곳이 낚시를 하는 사람이 많고, 이름모를 물고기가 많으며, 임란을 겪었으며, 50년대 포로수용소가 있던 장소로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큰 특징은 글과 그림의 접합에 들 수 있다. 지심도을 멀리서 그린 그림이나, 지심도 속 풍경, 팔색조의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그림들은 글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고 화려한 색감과 색채를 가진 그림들은 글이 더욱 생동감있게 읽을 수 있게 했다. 
  지심도는 저자에게 사랑이자 열정이다. 그의 글 가운데 아직 감동되지 않고 이해되지 않던 부분도 있었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지심도에 간다면 다른 이들보다 지심도가 한결 정답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저자의 글을 떠올리며 지심도를 둘러본다면 이 책의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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