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말이죠… -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심상덕 지음, 윤근영 엮음, 이예리 그림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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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상경. 사실 과거에만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지금도 고등학생들은 in seoul 대학진학을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비록 지방에서 대학교를 나왔다 하더라도 취업만은 서울로 가겠다는 것이 지방인들의 현실이다.(물론 모두가 다 그런건 아니지만) 하지만 지금의 선진화된 화려한 도시 서울의 모습 말고, 소중히 간직하고싶은 그 시절 서울의 모습을 다들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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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과거의 서울 풍경이 그려진 그리운 서울.
제 2장, 과거의 서울의 먹거리 소개가 가득한 맛있는 서울.
제 3장, 지금의 서울 동네가 과거에는 어땠는지 알려주는 서울의 그곳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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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상경하여 7년 정도 서울생활을 했었다. 신사동에 거주했던 1년 외에는 6년 내내 종로에 거주를 했는데, 옛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적합했던 동네였던 것 같다. 내가 가보았던 서울에서 종로는 서울의 옛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지 않았었을까. 아직 점집도 많고 빈대떡 집, 맞춤 양복점, 기원, 전당포, 골목길 등.. 서울 토박이는 아니지만, 저자가 말하는 시대에 살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책을 읽으며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 나름(?) 추억에 잠겼다. 종종 친구들과 함께한 광장시장, 가끔씩 구경갔던 동묘시장과 낙원상가, 술자리로 갔던 관철동 빈대떡집, 꼼장어집, 답답할 때마다 걸어다녔던 청계천, 인사동과 삼청동 골목길, 종각역이나 종로 2가 정류장에서 내리면 보신각을 지나쳐야 오피스텔에 올 수 있는데, 매 년 12월 31일이면 그 인파를 뚫고 오기가 전쟁통이 따로 없던 기억 등😂😂 지방으로 내려오며 이제는 아득한 꿈이 되어버린 곳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추억이 방울방울하다.
아마 제 1장의 경우는 서울에서 살지 않았더라도 5-60년대 생이면 많이들 공감이 갈 내용일 것 같다. 어릴 적 부모님이나 삼촌에게 들었던 이야기와 검정고무신 만화에서 보았던 내용이 가득한데, 특히나 80년대를 서울에서 보냈던 엄마에게 이 책을 보여주면 또 어떤 이야기보따리가 나올지 궁금하다. 이 책은 부모님 세대에는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해주는 책, 젊은 우리 세대에게는 부모를 이해하며 서로 따뜻하게 감싸는 책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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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가장 숨가쁜 도시 서울. 너무나 급변하는 세상에서 옛 추억을 많이 잊고 사는데, 아날로그가 유행하는 요즈음, 지나온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무심코 스쳐지나간 그 곳에 서울을 만들고 살아가고 버텨냈던 이들의 아름답고 짠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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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의 사랑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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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대에서 옷을 벗는 그런 연극이니?”

시부모와 남편의 빈정거림과 무시로 인해 화목해야할 가정 안에서 고립감을 느꼈을 폴린. 그러한 폴린-브라이언 부부가 제프리와 함께 아마추어 연극을 하며 그녀의 인생에 일탈이라는 욕망이 생겨난다.

📝그의 말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자꾸만 맴돌았다. 당신을 내 침대에 눕히고 싶었어요. 그때 그녀가 거부했던 건 큰 실수였을까? 누구라도 그게 그녀의 현실이라고 말할 그런 삶의 울타리 안에 그녀가 얼마나 갇혀 살았는지 깨달을 기회였는데?

욕망. 말 그대로 욕망이었다. 그녀가 제프리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외도를 한 것이었을까. 그녀가 이기적인 친절을 베풀고 부부로서 공모하며 살았던 브라이언과의 모든 연결고리를 끊고 싶었기 때문이고, 일탈이라는 환상을 쫓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녀는 가진 전부를 희생하면서 시부모를 모시고 함께한 휴가지에서 제프리와의 외도를 승낙한 것이다.

📝”기억해. 자식들은 안 보내.”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아마 내가 브라이언이었어도 이 말 밖에 할 수 없었을 것 같다.

폴린 그녀는 과연 착한 여자였을까. 폴린이 브라이언과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동안은 그녀는 착한 여자이자 외로운 여자였을 것 같다. 그런 그녀의 외도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는 없다. 그러기엔 결혼생활을 유지하던 그녀의 삶이 너무나 아팠을 것 같기 때문에. 하지만 외도 후 아이들이 받을 상처에 있어 자기합리화를 하는 그녀의 모습이 억눌러왔던 분노에 대한 합당한 선택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 같은 선택, 환상을 좇은 선택은 땅 위에 쏟아지자마자 대번에 굳어, 이내 부인할 수 없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극 중 현실적이었던 외리디스와 평범한 삶을 추구하지 않는 순진무구한 오르페. 과연 각자에게 맡는 배역이 무엇이었을지..


티저북임에도 이렇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라면, 본 책은 얼마나 흥미로울지 기대가 된다. 본책을 어서 구매하러 가야겠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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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없이 홀가분한 죽음 - 고통도 두려움도 없이 집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법
오가사와라 분유 지음, 최말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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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호스피스 완화 케어란 환자의 통증을 완화시켜줌으로써 남은 삶을 즐겁게 살다가 잠자듯 평온하게 임종을 맞게 하는 것입니다.”
일본 재택호스피스협회 회장인 Dr.오가사와라 분유가 죽음은 고통스럽고 슬픈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과 재택 호스피스 완화 케어의 진실을 알리기 의해 쓴 글이다.
임상에 있을 때의 생각이 많이 나던 책이었다. 집중치료실에서 중증도의 환자들을 간호하며 늘 삶과 죽음의 최전방에서 조금이라도 더 생명연장을 시키려 밤낮없이 노력했을 뿐 단 한 번도 편안한 expire 상황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의료인은 환자의 생명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는 의무감과 사명감이 있기 때문에 죽음의 문턱까지 간 환자들도 다시 데려와야 하는 직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의 불씨가 꺼져가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다시 불씨를 살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어찌보면 생명의 존엄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조금은 든다. 간호란 care, 즉 돌봄을 의미하는 뜻인데 아직 나는 호스피스 간호를 할 만큼은 성숙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알고있는바로는 우리나라의 가정호스피스는 일본이나 독일같은 곳에 비해 대중화되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가정호스피스가 이루어지려면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죽음에 대한 것을 받아들였을 때의 이야기이다. 셀 수 없을 만큼의 환자들을 간호하며 서로가 죽음을 모두 수용하고 남은 생을 의미있게 보내야지 라는 케이스는 안타깝게도 아직 보지 못했다. 하지만 환자도, 보호자도 모두가 다가올 죽음에 대해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에서 재택호스피스가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조금이라도 서로가 덜 아파하고 덜 힘들게 이별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지 않을까..
떠나는 사람도 떠나보내는 사람도 함께 웃는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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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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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0호
움베르토 에코가 췌장암으로 사망한지 2년만에 발행이 된 그의 마지막 소설.
1992년 이탈리아에서 전후무후한 정치적 스캔들 및 온갖 부정부패로 사회가 무너지기 시작한 때를 배경으로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 언론 문제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소설이다.

50년 동안이나 저널리스트로도 경험을 쌓았던 움베르토 에코가 꼬집는 황색저널리즘의 실체.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실여부와 상관 없는 흥미위주의 선정적인 기사들로만 가득한 언론.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언론 속에서 움베르토 에코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회의실에 앉아 가짜뉴스를 만들고 있는 상세한 모습에 헛웃음이 나온다. 언론이 던진 가쉽에 맞아 수 많은 개구리(국민)들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결국은 언론인들의 마음가짐 하나가 세상을 뒤흔들 수 있다는 말이다. 90년대 이탈리아 상황이라고만 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의 전 세계 상황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과잉정보로 인한 진실이 없어진 언론 속에서 조금이라도 현명한 시민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지.. 90년대 이탈리아를 비꼬며 사회적 풍자가 담겨있지만, 그가 암투병 중에서도 알리려 했던 황색저널리즘은 아직도 ing중이라는 것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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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스페인 근현대사 - 우리에게 낯설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스페인 이야기
서희석 지음, 이은해 감수 / 을유문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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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page나 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이렇게나 술술 읽히는 역사 책은 처음이다. 스페인 왕정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지금의 스페인이라는 국가가 되기까지의 역사가 담겨있다. 황금빛 시대와 청동빛 시대를 거친 현재의 성숙한 스페인의 완성. 우리와 비슷한 듯 다른 스페인의 역사를 과연 어디에서 이토록 자세히 알 수 있을까? 스페인 하면 자유롭고 열정적인 나라가 떠올랐다. 하지만 올 여름 스페인 여행을 하며 생각보다 보수적인 성향들과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느낌을 받아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 이유를 이제야 알게되었고 진작 이 책이 나와서 미리 읽고 여행을 했으면 아마 더 깊은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한국사 뿐 아닌 세계사에 취약한 나조차도 이해가 쏙 가게 설명해준 책이다보니 그 누가 읽어도 편하게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진심으로 부탁드릴 수 있다면 시리즈 형태로 각 나라마다의 역사 책도 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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