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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ㅣ 밀레니엄 북스 99
한비자 지음, 김동휘 옮김 / 신원문화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한비는
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이다.
한비는 기원전 3세기 초 한나라 왕 안(安)의 아들로 태어났다.
한나라는 전국 7웅 가운데서 가장 작은 나라였으며 세력또한 가장 약했다.
그런 한나라의 현실에 한비는 자신만의 학문을 한나라 왕에게 전하려 하였으나
언변이 없는 그의 정치술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말더듬이였다고 전해진다"라는 글을 읽고 나서 한비자를 다시 뒤돌아 읽으니 그의 뛰어난 글솜씨가 더 빛을 발하는 듯하다.
한비의 문장에는 "부자유한 변설을 보충하고도 남는 예리함이 있다
그 문장을 모은 것이 한비자 55편이다."
신원문화사의 "한비자"는 그 55편중에 현대적 의의가 있으면서 원전의 내용을 대표할 수 있는 20편을 골라 ,
그중 7편을 완역하고 기타는 초역(秒譯)하였다.
*초역이란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뽑아서 번역함,또는 그런 번역을 말한다.

"한비사상의 핵심은 법술이다"
법술(法術)을 국가 통치의 근본 원칙이라고 주장했던 한비의 인간관과 사상을 느낄수 있는 "한비자"는
고전이라는 딱딱함에서 벗어나 고전문학에 쉽게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고전읽기는 어렵다.시간이 오래 걸린다.어려워도 몇번을 반복하다 보면 이해가 간다..라는 선입견때문에
선뜻 읽기를 꺼렸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비자"는 각편의 처음마다 쉽게 요약된 설명이 있고, 글이 끝나는 부분에는 평설이 있어서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다.
각편마다 제목이 있는데 이것또한 원문에 충실하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려라는 점에서
"한비자"는 충분히 현대인의 고전읽기의 장을 만들어주고 있다.




화씨편에 나오는 화씨이야기가 한비자가 쓴 내용이라고 착각했는데
책을 모두 읽고 작품해설을 보니 한비가 쓴 글들은 한비자신을 생각을 서술한 글과 설화류를 편집한 글로 나뉜다고한다.
화씨편에 나오는 이야기들도 한비가 설화에 해설이나 비평을 더하여 쓴글로
이또한 왕에게 하지 못한 말을 글로 표현하는 그만의 방식이었던 모양이다.
한비자 책 앞부분에서는 한비의 사상적인 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뒷부분 설림상편(說林上篇)부터는 단문들이 많아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
일화나 사화를 추려 모은것으로 인성이기설을 주장했던 한비다운 사상과
현실비판적인 문장들과 한비의 정치술이 느껴지는 문장들이 많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책의 전반적인 흐름은 한비사상의 핵심인 법술에서 시작해 법술로 맺음을 한다고 생각한다.
신원문화사의 한비자가 읽기에 어려움이 없다하더라도 고전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한번의 읽기로는
한비의 사상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꼈다.
"<<한비자>>는 법지상주의를 강조한 법가 사상의 대표적인 고전이다.
...중간생략
<<한비자>>는 법을 독립된 고찰 대상으로 삼아 유물론적이며 실증주의적 방법에
의해 사상 체계를 독자적으로 수립한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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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하다가 실패를 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보다 나은 경우가 있다"
라는 책속의 글귀가 오늘의 나에게 힘이 되어준다.
역사를 거울삼아 현재를 살아가는 나로서는 한비의 냉철한 사상과 폭넓은 학문의 배경이 부러울 따름이다.
한비의 사상이 이기적이고 지배자의 입장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 새로운 것을 꿈꾸는 나에게 꾀와 지혜를 주는 책이었다.
*고전읽기의 새로움에 빠져 아침마다 한단원씩 읽어 내려가다
요즘처럼 장맛비가 내리는 날에는 한비가 된듯한 느낌으로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하여
한비자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였으나,
못난 나는 글재주가 없어...한비의 내용을 충분히 써내려가지 못함에 더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