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독일기 : 잠명편 - 눈은 자도 마음은 자지 마라
이지누 지음 / 호미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2008년 생량머리에 무빙재 無憑齋에서........."

지은이의 책을 여는 글의 문구는 궁금증을 부풀려 놓더니 책을 읽는 동안엔 바늘방석에 사람을 앉혀두고 고문을 한다.

 

잠명이란 "잠箴 은 바늘 곧 침에서 가져온 말이다. 침이란 병든곳을 치유하거나 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했던 것인 만큼

스스로 자신의 허물을 예방하고 반성하며 결점을 보완하려고 지은 글을 잠이라고 했다.

또 명銘이란 자신의 곁에 두고 있는 물건들을 면밀히 살펴 그 이름과 용처를 정확히 이해한 뒤에 그 기물에 스스로를

반추하며 새기는 글을 말한다.

그렇기에 그 둘은 모두 거울과 같다. 글을 짓고 곁에 두어서 늘 스스로를 비추고 자신을 살피며 허물을 짓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는가 하면, 이미 지은 허물을 씻어 내어 몸과 마음을 정하게 닦아 흐트러짐 없이 공부를 이루어 도道의 경지에

다다르려는 경계의 글인 셈이다."

 

이지누의 관독일기는 그날그날 보고 읽은것들을 적은것으로 2007년 10월 19일부터 2008년 1월 16일 까지 90일

동안에 쓴 글이다.

이지누가 관독일기를 쓰기 시작한것은 1764년에 쓴 형암 이덕무의 관독일기를 보고 시작하였다고 한다.

윤대녕의 추천의 글을 빌려 말하자면 "방금 흙속에서 캐내어 닦은 흑요석의 문양처럼 검푸른 빛을 발하고 있는 문장들이

마음을 차갑게 꿰뚫지 않는 구절이 없다' 라고 했다. 관독일기를 읽다보면 마음이 서늘해지다가 갑자기 내뒤에 누가 있는것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나를 바로하게 된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누가 보지 않더라도 진정 나자신에게 부끄러움이 없는지 생각을 안할수가 없다는 말이다.

장유,이규보,김시습,안정복,이식,이덕무,유성룡,허균등이 쓴 글들에서 힘들게 캐어낸 보석같은 글들을 따뜻한 방안에서 편안하게

주워듣고 있는게 미안하기도,부끄럽기도했다.

 

"깜냥이 되지 않는 실력으로 글을 읽느라 버둥거린 흔적이 난무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을

다시 대하는 것은 고문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이 나의 현재이니 어쩔 것인가 뻔뻔스러움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내 본연의 모습을

볼수가 없다.부처를 만날때는 부처와 싸우고 글과 만나면 글과 싸우며 엄벙덤벙 헤쳐 나오는 투불동행鬪佛同行 이며

투문동행鬪文同行의 서투른 몸짓이지만 나에게 관독일기란 스스로를 다집고 내 본래 면목을 낱낱이 보려고 애를 쓰는

불가佛家의 안거安居와도 같을것이다"라며 지은이는 그만의 공부방 무빙재...기댈 곳 없는 방에서 내삶을 뒤돌아보게하고

앞을 내다보게 하고 정직하게 내 생각을 밝히게 하는 말들을 던져주었다.

일기를 쓰고 좋은 책을 골라 읽고, 늘 깨어있으려 노력하고 공부하는것을 게을리 하지 말고 마음을 깨끗하게 닦는 것.

나도 시작해보려고한다.

 마흔되기전에 내 몸 바닥에다가 원래 있었던것처럼 절이고 녹여서 내 살이 되게 만들어보아야겠다.

마흔이 되기전에...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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