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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 - 권력은 지우려 했고, 세상은 간직하려 했던 사람들
김만선 지음 / 갤리온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몇해전에 완도 보길도에 다녀온적이 있다.
밤버스를 타고 불편한 자세로 쏟아지는 잠을 참아내다가 졸다가 깊은 잠에 빠졌다가 그러면서
해남에 도착하여 아침에 뜨는 해를 볼수도 있다는 배를 타고 보길도에 도착하여 뭐가뭔지도 모르고 돌아다니다 왔었다.
내가 그곳을 다녀왔다는 것을 잊고 살았는데...
이책을 읽다보니 다시 한번 꼭 가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가슴끝까지 든다.
공사중이라 어수선했던,물없이 말라 있던 세연지도, 세연정도 다리 아프다 올라갈까 말까 했던 가파른 곳에 있던 낙서재도
이책을 들고 꼭 다시 가보고 싶다.

" 인조 14년 병자호란이 일어난뒤 임금이 삼전도에서 항복하고, 신의 예를 했다는 소식이야말로
그에겐 청천벽력이었기 때문이다.
혼탁한 정치 현실에 회의를 느껴 해남에 낙향해 있던 고산은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임금을 돕기 위해 가복(家僕)등 근왕병
수백명을 거느리고 강화도로 향했다.하지만 임금은 이미 남한산성으로 옮겨 적과 대항하다가 항복한 후였다.
울분에 복받친 고산은 다시는 육지에 오르지 않기로 결심하고 마침내 멀고 먼 탐라로 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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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풍랑으로 인해 탐라까지 뱃길을 열 수 없다는 것을 ........
사공들의 양어깨에 단단히 밴 알이 모든 기력을 잃어갈 때 쯤 희미하게 섬 하나가 보였다.보길도였다."
고산윤선도의 이야기다.
윤선도를 만나기 위해 나는 꼭 보길도에 다시 가야겠다.
이책속에서는 자유롭게 활동할수 없도록 바람소리,바다소리,섬소리만 들리는 곳에 묶인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
몸은 묶여있어도 마음은 푸른바다보다 더 자유로왔던 사람들의 이야기.
3부 제목 "푸른바다에 몸을 씻고
달빛에 마음을 닦다" 처럼 마음은 자유로웠던 사람들.
그래서 눈을 뜨면 검은 빛 밖에는 보이지 않았던 절도안치(絶島安置)의 고통을 글로, 새로운것에 대한 도전으로,
사랑으로, 굳은 마음으로, 변하지 않는 꿋꿋함으로, 섬을 품고도 남는 마음의 소유자가 되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있다.
내가 있는 자리는 이들이 몇십년동안 지냈던 유배지보다 더 자유로운데...난 늘 불평불만이다.
부끄러운 마음이 한없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