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페루 - 신이 숨겨둔 마지막 여행지
이승호 지음 / 리스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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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20205380265

 

<언젠가는 터키>에 이은 <언젠가는 페루>가 나왔다. 여행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리스컴의 '언젠가는' 시리즈에 대해선 알고 있었고, 이벤트를 새롭게 진행하길래 신청해서, 전달받았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다가 리뷰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집중을 하고서 읽어나갔다.

 

사실 '페루'라는 나라에 대해선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책을 읽으니 새삼 신기하고,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페루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던 겨우 마추픽추 하나 였는데, 놀라운 얘기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일단 <언젠가는 페루>에서 소개하고 있는 지역은 크게 5곳으로 리마, 이카, 쿠스코, 마추픽추, 푸노다. 개인적으로 페루에 가보게 된다면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은 '쿠스코'. 책을 읽기 전엔 전혀 알지 못했던 곳이었는데, 힘겹게 돌아돌아 들어가야 하는 마추픽추보다 좀 더 시끌벅적한 듯하고, 화려한 색감이 보이는 곳이라 마음에 든다.

 

지역 소개도 소개려니와 이 책에서 사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페루, 한 뼘 더 들어가기'라는 스페셜 페이지. 페루의 정치, 경제, 무역, 역사, 종교, 기후, 인물 들에 대한 이야기가 제공된다. 그중에서 인상깊었던 건 정치이야기. 페루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대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제치고 일본계 대통령인 후지모리가 당선이 됐다는 것. 후지모리는 페루의 원주민이라 할 수 있는 인디오들(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서 대통령이 되었는데, 권력에 대한 욕심 탓에 야당을 매수해 헌법을 고쳐 3선에 이른다. 이에 사람들이 반발해 실각하게 되고, 일본으로 물러났다가 감옥에 수감되었단다. 이러면 그나마 훈훈한 마무린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지자들이 많아 그의 딸이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불편한 사실. 또 기억에 남는 건 페루 사람들이 일차상품 무역에만 치중해 경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스페인 식민시대 때부터 빈부의 격차가 벌어졌고 여전히 그 간극이 크다는 안타까운 상황도 기억에 남는다.

 

스페셜 페이지 외에 읽으면서 놀라웠던 것도 여러 개. 먼저 쥐의 친척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니피그를 식용으로 먹는다는 건데 충격적인 비주얼이 사진하고 같이 담겨 있어서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감자가 페루가 원산지였던 것도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하늘과 가장 가까운 호수 티티카카에 있던 갈대 섬. 갈대를 엮어서 호수 위에 그야말로 섬을 만들어둔 것. 갈대 위에서 사람들이 집을 짓고, 교회, 병원을 짓고, 옷을 해 입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충격. 순수할 것만 같은 사람들이 여행자들이 떠날 때가 되면 민예품을 사라고 악착스럽게 흥정을 해댄다는 이야기는 또 다른 충격. 우로스 족들이 사는 곳에 여행자들이 들른 격이니 저자는 이해하자 했지만 이기적인 마음일지 몰라도 그들의 상업적인 모습은 조금 받아들이기 유쾌하진 않았다.  

 

그외 잉카콜라를 비롯한 맛있는 음식들이 소개되어 한 번쯤 어떤 맛있까 궁금했다. 저자는 대체적으로 페루 음식이 짜고, 느끼하다 했지만. 평소 몸이 피곤한 여행은 질색이라 아무래도 가기 힘든 '페루'는 앞으로도 직접 가볼 것 같진 않지만 어쨌든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고 지나쳤을 페루를 이렇게라도 만나서 새롭게 알게된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40p

어딜 여행하건 결국은 사람을 찾아가기 마련이다. 페루를 처음 방문하는 이는 마추픽추를 찾아오지만 다시 한 번 페루를 방문하는 이는 사람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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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파리의 심리학 카페
모드 르안 지음, 김미정 옮김 / 갤리온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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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20199908069

 

나는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그와 관련된 책을 종종 읽는 편이다. 마침 네이버 카페에서 <파리의 심리학 카페>라는 심리학 책의 이벤트가 열렸고, 평소 좋아하는 출판사인 '갤리온'에서 낸 책이라 관심이 갔다. 책 표지와 내지에 그려진 따뜻한 색감의 그림도 마음에 들었고.

 

'파리의 심리학 카페'는 말 그대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심리적으로 힘든 일에 부딪힌 사람이 모여 자신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잘 알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카페다. 1997년 처음 열었고, 다녀간 사람이 5만명이 넘는다. 대체 왜 저자는 이런 카페를 열었을까?

 이 책의 저자인 모드 르안은, 어렸을 적 어려웠던 가정형편 때문에 탁아소에서 길러지면서 따돌림을 당했고, 그러한 환경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선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랐다. 그러다 23살,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고 아이를 낳고 행복을 느끼려는 찰나, 남편이 뇌출혈로 갑작스레 사망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빠졌고, 아이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그렇게 1년을 살다가 마음을 바꿔 아이를 위해 재기하기로 마음 먹고, 대학에 가 심리학을 공부하고 지난 상처를 극복하게 된다. 이러한 슬픔을 겪으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발견하고, 카페를 열어 상처를 서로 보듬는 자리를 마련했다. 

 

심리학 카페를 통해 만났던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함께 다루고 있어서 지루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은 '나쁜 남자만 만나는 잔, 조그만 실수도 참지 못하는 완벽주의자 알렉상드르, 어린 시절 받지 못한 사랑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과도하게 애정을 갈구하는 사비나'와 같은 인물들이다. 

 

책은 4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1. 그들은 왜 심리학 카페를 찾아온 걸까?, 2. 혼자 있을 때조차 마음껏 울지 못하는 사람들, 3. 더 이상 당신 자신을 아프게 놔두지 마라, 4. 심리학이 외로운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평소 심리학 책을 좋아해 읽다보니 눈에 익은 내용들도 많았지만, 여전히 흥미롭고 매력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챕터는 마지막 챕터. '날마다 조금씩 나를 위로하고 성장하는 법'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고, 사람들의 일생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들에 대해 짤막하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이를 테면, 인생, 일, 결혼, 삶의 자세, 인간관계, 세상, 성장. 살아가면서 놓치고 싶지 않은 내용들이 있어서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읽었다. 쉽게 휙휙 넘기는 게 아니라. 그래서 확실히 하나씩 읽으면서 '나는 어떤가'도 생각해보게 되어서 좋았다. 항상 심리학 책을 읽을 땐 나의 문제가 뭔지 알 거 같은데, 책에서 나온 대로 아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마주보고 조금씩 성장하면서 앞으로 나가고 싶다.

 

191p
사랑의 힘을 성장의 방향으로 돌려놓기 위해선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내가 왜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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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수업 (양장) - 글 잘 쓰는 독창적인 작가가 되는 법
도러시아 브랜디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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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방법이라기보다 제대로 된 글을 쓰기 위한 자세를 공부하는 책이에요. 평소 고민하던 내용이 적혀 있어 좋네요. 양장도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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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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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에요 :)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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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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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20183615056

 

작가 윤태호는 <이끼>의 성공 이후 다음 작에 고심했고, 그 뒤에 나온 게 바로 <미생>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미생>이란 작품이 있다는 것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천한 책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을 가도 항상 대출중이라 읽는 걸 포기해버렸다. 그러다 tvN에서 드라마를 방영했고,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겪는 애환을 현실적으로 옮겨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나 역시 1화를 본 순간 급관심이 올라가면서 꼭 읽어보고 싶어졌고, 도서정가제도 마침 시행이라 할인을 하고 있기에 질러버렸다!(리미티드 에디션 양장본도 팔고 있었지만 두께가 두꺼워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에 힘들 것 같아 패스)

   

만화라서 금방 읽겠다 싶었는데 1권에 텍스트의 양도 꽤 많고, 단순히 웃고 넘어가는 내용이 아니라 나는 일할 때 어떤 모습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생각하다보면 한 권을 읽는 데에도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다. 

 

주내용은 바둑 프로에 입단에 실패한 주인공 장그래가 원 인터내셔널이라는 무역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 계약직으로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회사에서 일하는 내용이라면 우리들이 사회에서 일하는 것과 같을 텐데 흥미로울 부분이 있겠는가 싶은데 막상 읽어보면 단 한 권도 놓치기 아쉽다. 특히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를 뜻하는 <미생>에서 고졸, 무스펙자인 장그래가 첫 사회생활에서 겪는 사소한 아픔들은 우리가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때 느꼈던 초라함, 무지함, 미숙함 등과 같아 공감대를 형성한다.('기획'관련 내용을 담았던 편이 나는 제일 좋았다)

 

<미생>은 장그래를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돌아가지만 초점은 신인사원 하나에게만 맞춰져 있지 않다. 영업 3팀을 이끄는 오 과장, 승진라인을 타지 않고 우직하게 일을 하는 오 과장을 돕는 배려심 많은 김 대리, 타 부서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영업 3팀에 와서 오랜만에 제대로된 술을 마주한 천 과장 등 캐릭터 하나하나가 허투루 보기 아깝다. 신입사원 동기들이었던 안영이, 한석율, 장백기도 그렇다. 이런 인물들이 회사 건물 하나하나에 꼭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인데 특히 나는 사람 냄새가 나는 만화라서 좋았다. 피로에 지치고, 때로는 원치 않게 고개를 숙이기도 하고, 못난 아빠가 되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소신대로 올곧게 일을 처리하기도 하고, 그러다 또 다같이 아픔을 술잔에 달래기도 하고, 서운해하다 가도 어느샌가 또 내 사람이 되고. 힘들지만 이래서 일을 한다라는 느낌이 곳곳에 있다.

 

완결이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든다. 항상 타 부서와 달리 자신만의 노선을 따라가던 오 과장이 자신의 좋아하는 그 일을 하기 위해서 가는 것도 좋고, 여전히 무스펙자인 장그래가 사회에서 겪는 장벽이 아직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결말이라서(원 인터내셔널에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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