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꾼 스무살 여행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브라이언 트레이시 하면 자기계발의 고전 중에 속하는 글들을 써 온 작가로 알고 있다.

자기계발서 분야를 어른대다 보면 접하게 되는 이름인 것이다.  익숙치 않은 편두통에

시달리는 즈음에도, 분연히 도서관에 들러 책들을 집어든다. 결과는 일주일 연장하고도

이틀 연체.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일상의 감이 붙었고, 책들을 읽어가고 있다. 이제 나다,

나로 돌아왔다, 라는 느낌이 든다.

 

 

자기계발서에는 여러가지 형식이 있을 것이다. 자서전 형식으로 쓰기도 하고, 소설이나

우화의 형식을 빌리기도 한다. 평범한 서술도 물론 있다.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나

강의의 형식을 빌리는 경우도 있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신선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자주 읽는다. 행복처방전이라고.

의욕 백신을 맞는 거라고 친구와 장난삼아 말하기도 했다. 나라는 인간은 가만히 놔두면 아래로

치닫는 인간이다. 그러니 억지로라도 끌어올려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조금이라도 중간

비슷한 곳을 얼마쯤 비켜갈 수 있다. 어쩌면 정당성을 담보하려는 이런 말이 구차한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문득 말하고 싶은 것이다. 세상에 여러 가지 책이 있고, 수많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다양한 책들을 읽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나에게도 납득하기 힘든 타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있는데, 어쩌면 역지사지를 해 볼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도대체 그런 건 왜 보는 거야?

왜 읽는 거야? 왜 사는 거야? 하는 설익은 의문들.

 

 

어쨌든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이 자기계발서는 일단 여행기의 형식을 빌리고 있다. 자못

독특하다. 이책을 빌린 이유에는 저자의 이름이 약간의 몫, 사실은 역자의 이름이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수업 시간에 이 책의 한 대목으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 것이다.

원전이 자못 궁금해졌다.  제목이 솔직하게 말해주고 있다. 무슨 내용인지. 주인공은

스무살에 여행을 떠났고, 그게 인생을 바꾸었다. 이 친구는 스무살에 아프리카로 무작정

떠날 목표를 세우는데, 모험에의 욕구라는 점 말고는 그 동기가 내게는 잘 와닿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자금에 시달리고, 굶주림과 피로와 이질의 고통까지 겪는 이 여정이 잘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고 있는 거야? 집에 가!

타인의 취향에 이어, 타인의 욕구마저 존중해야 하는 모양이다. 어떤 책을 몰입해서

불편하지 않게 읽으려면. 아니면 내가 벌써 무작정 여행을 떠나기에는 너무 늙어버렸는지도

모르지. 하긴 스무살에도 훌쩍 여행을 떠나거나 하는 걸 즐기지는 않았다. 그러니

사막을 건너고, 싸우고, 자전거를 탔다가 걷다가 기차를 탔다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어서까지 여행을 가는 모습들이, 낯설고 어처구니없게 느껴졌는지도. 왜 이러고 있는

거야? 라는 나의 질문은, 어쩌면 책의 제목을 까맣게 잊은 질문이었는지도.

 

 

저자는 이 여행을 감행함으로써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도전한다는 것. 불확실하고

어렵기만 한 목표를 밀어붙인다는 것. 그 과정에서 목표를 수정하고, 모험의 속살을

체험하고, 마침내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인간이 된다는 것.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장애물이, 십자가가, 고난이, 어려움이 있는 법이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문제는 이 어려움에, 난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점이다. 말하자면 태도의 문제. 실수와

혼란 속에서 배우는 것,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힘을 얻는 것, 때로는 애초의 목표에 무리가 있음을

깨닫는 것, 무엇보다도 뜨겁고 험난한 사하라 사막을 건너가는 것. 이 책은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다.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너가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 자, 나는 어디쯤 있지? 이미 나의 사막을 건너왔던가? 또 다른 사막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렇다면 사막 어느 구석에쯤 오아시스도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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