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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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 월에 나왔다면 꽤 신간이라고 해야 하나. 신간, 에 가까운 책을 읽는 게 오랜만인 듯

 싶다. 소금, 에 이어 오빠 덕분. 하루키의 책이라면 비교적 최근에 읽은 언더 그라운드가

 있고 이하 생략...

 

 그렇지만 이 책은 꽤 재미있었다. 느닷없이 견고하고 온화하고 완벽한 모임에서 퇴출당한

 채 그 상실의 상처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되어버리고 마는, 하지만 정말로 그와 가까워 지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왠지 닿지 못하게 하는 벽을 혹은 짐을 떠안고 사는 화자의 이야기이다.

 후에 모임에서 퇴출당한 연원을 알게 되고 자신이 스스로를 느꼈던 바와 친구들이 바라봤던

 자신에 대한 괴리감, 같은 시절을 한 모임에서 가깝게 지냈으면서도 서로 말하지 못하고

 밝히지 못했던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먼 거리에서 서로를, 과거를 바라보는 후반부의

 이야기는 색채가 없다고 느껴졌던 쓰쿠루에게 사실은 색채가 가득했음을, 혹은 다른 사람의

 색채를 더욱 활기 있고 생기 있게 만들어 주는 무엇이 있었음을 깨닫게 한다. 혹은 다른 사람들의

 색을 소화하는 도화지 같은 존재였는지도 모르겠다, 쓰쿠루는.

 

 다소 신비롭고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한 장 한 장 뒤로 넘어가면서 하루키의 힘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았다. 혹은 유명한 소설가나 어떤 작가의 힘에 대해서도. 우선은 당장

 손에 잡은 그의 책을 읽게 만드는 힘일 것이고, 다른 책을 찾아나서게 만드는 힘일 것이다.

 고유한 색채로, 혹은 독자들의 고유한 색채를 인식하게 하는 능력으로 말이다. 그런 것들을

 느꼈다. 제목이 뭐가 이렇게 길어? 이게 무슨 뜻이야? 했던 것과는 달리 막상 읽어보니 재미

 있더라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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