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 날다 - 2011년 제12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윤고은 외 지음 / 문학의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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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이리 된거 한 편 더 갑니다. 해마 날다와 요요의 시간은 싱글도 습관이다 처럼 도서관에서 막바로 달려준 책.  이 이야기를 굳이 지금 밝히는 까닭은 해마, 날다가 나에게 시간의 감각을 사라지게 해주었기 때문. 내가 한번씩 해보는 상상을 좀 다른 방식으로 구체화한 작품이기에. 윤고은 작가는 한편의 장편과 몇 편의 단편을 통해 겪은? 작가. 그녀가 보여주는 상상은 그러니까 음주 통화 상담원으로 일하는 해마 0# 번 화자의 이야기. 당신이 전화를 받고 나는 전화를 통해 당신을 만나고. 친구도 가족도 전화를 받지 않고 외로움과 술에 젖어 외로운 우리들은 해마에게 전화를 걸고 해마들은 첫 차가 다니는 날까지 통화 상대가 된다. 취한 척이라도 하고 해마로 전화를 걸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문득, 흘러가면서 분위기는 제법 가라앉지만 기본적으로 쓸쓸하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소통에의 욕구와 상상을 표현하는 작품으로 본다.

 

기억을 애틋하게 되돌아보는 작가로 저장되어 있는 권여선 작가의 차분한 작품이 뒤를 잇는다. 진짜 진짜 좋아해, 라는 작품.  연락이 끊긴 친구와 친구와 함께 했던 시절, 왜 연락이 끊기게 됐는지 그 시절을 어떻게 돌아보는지가 빼곡하게 들어찬 진짜 진짜 좋아해, 는 넌 어디서 왔니, 라는 질문으로 끝나 이번 리뷰의 제목으로 올라갔다. 우리의 잃어버린 시절, 기억, 그 사람들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갔을까. 모두 사라진 걸까. 이런 상념을 뒤적이게 하는 권여선 작가의 작품은 거의 언제나 신뢰가 간다.

 

손홍규 작가의 작품도 다시 만난다. 마르께스주의자의 사전. 사전을 씹어가며 세월을 씹어가는 화자의 작품이다. 헤어짐과 죽음에 대한 아슬한 해석을 보여주는 김서령의 어디로 갈까요, 자조적이며 전위적으로 느껴졌던 전아리의 플러스 마이너스도 함께 읽다. 김숨의 막차와 윤성희의 눈사람, 정미경의 파견근무, 성석제의 론도까지는 모두 읽은 작품이어서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두 작품에 한 단락씩을 할애함.  이렇게 두 권. 맨발로 글목을 돌다도 읽다 나온 참이라 다음주 쯤에는 아마 리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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