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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백온유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4월
평점 :
한 해의 문학을 깨우는 것 같은 수상작품집이다. 이제는 관성이 되어 읽지 않으면 무언가 허전하기까지 하다. 개인적으로 2024년 젊작상은 실망스러웠는데, 2025년 젊작상은 동의하기는 어려워도 설득을 당할 수 있었다.
[반의반의 반], 백온유
- 인지가 떨어지는 할머니의 잃어버린 오천만원에 대한 이야기. 대상작품이라기엔 뭔가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곱씹을 수록 인물들의 탄탄함에 놀랐고 해설의 말처럼 등장인물 뿐만 아니라 독자 마저도 질문의 앞에 서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우어의 정원], 강보라
- 공백기를 가진 배우의 재출사표. 하지만 오디션에서 연출이 요구한 여성의 아픔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은밀하게 풍겨오는 구린 냄새. 하지만 후배를 만나면서 이제는 '아픔에 발 맞춰갈 수 있게' 된. 왜 정원이라 이름 붙여졌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리틀 프라이드], 서장원
- 페미를 혐오하는 키작은 '남성'과 트랜스남성이 된 '남성'에 대한 이야기. 둘은 '정상적인 남성'의 범주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키작은 남성은 키크는 수술을 받고, 트랜스남성은 키작은 남성의 남성성을 동경한다. 마지막에서야 드러나는 어떠한 '프라이드'. 트랜스남성은 키작은 남성과 자신의 같음과 다름에 대해 생각한다..
[길티 클럽 : 호랑이 만지기], 성해나
- 문제있는 창작자의 작품을 계속 사랑할 수 있는가, 라는 문제는 지금까지도 여러 사람들을 딜레마에 빠뜨리곤 한다. 그래서 '길티 플레져'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김수현을 싫어하지만, 그가 나온 출연작품은 너무 재밌어서 재탕하고 싶은 마음. 그래 그 마음들이다. 하지만 그게 문제라는 걸 아는 사람과 문제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의 사이에는 깊은 협곡이 펼쳐져 있다.
[원경], 성혜령
- 불안과 불행이 닥쳐오는 순간, 시작점을 잘못 잡은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그와 대척점에 서있는 세 여자. 그래서 이 남자는 살처분한 돼지들의 뼈가 나온 구덩이 속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남자는 이제 불행의 시작점에서 그의 인생을 다시 재정립해야만 한다.
[최애의 아이], 이희주
- 최애의 정자를 사서 최애의 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반전, 그리고 충격적일 수 있는 결과까지.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가 정해져 있었다면 ? 놀랍게도 이 책은 이 수상집에서 사랑으로 가장 반짝이는 책이었다.
[~~물결치는~몸~떠다니는~혼~~], 현호정
- 지구의 신화 같기도, 혹은 지구의 멸종 같기도 하다. 읽으면서 <고고의 구멍> 생각이 났다. 현호정 작가가 오롯이 창조해 낸 고고의 행성 신화 이야기 생각이 났다. 결국 무슨 이야기였을까 생각하면.. 살아나가는 것 자체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