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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이, 화이 ㅣ 오늘의 젊은 작가 47
배지영 지음 / 민음사 / 2025년 2월
평점 :
맘 같아서는 3.7점을 주고 싶었다. 반올림 해서 4점이다. 일단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다. 남자 담이와 여자 화이만 살아남았다. 살아있는 세상에서 소위 찌질이였던 둘은 죽어가는 세계에서도 좀 그런 삶을 살아간다. 둘이 구원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둘은 응원하기엔 뭔가 찜찜한 주인공들이다. 작가의 말에 작가님이 버텨내서, 견뎌내서 고맙다, 라는 말을 주인공들에게 하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사실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가 ? 라는 생각을 했다.
남자 하나 여자 하나가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아담과 하와가 생각 나기도 했다. 구한 숙소가 꼭 노아의 방주 같기도 했고.. 추천의 말처럼 7장의 소설은 하나님이 세상을 만든 7일 같기도 했다. 결국 이 모든 게 합쳐져 찜찜함을 이끌어 냈다는 게 이 소설의 재주다.
책을 읽는 내내 여러분들은 찜찜할 것 이다. 도대체 왜 담이와 화이가 살아남았는지 찜찜할 거고, 결말을 향해 갈수록 찜찜함은 배가 될 것이다. 찜찜하다, 라는 말도 너무 찜찜하다. 찜찜.. 찝찝.. 마음도 찜찜하고 몸도 찝찝해지는 소설.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건지.. 후기를 써내려 가며 담담한 마음이 됐다. 재밌긴 재밌다. 멸망하는 세상 이야기는 항상 재밌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