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쟁사 까치글방 199
존 키건 지음, 유병진 옮김 / 까치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장정은 군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K가 대답했다.

-만약 저에게 제가 본 군대에 대한 저의 극히 주관적인 그리고 가장

솔직한 인상을 말하도록 허락해 주신다면 저는 감히 전쟁이 없는

군대란 하나의 허구적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경마장을 위하여> 中 / 하일지 / 민음사 / 1991

 

 

 

전쟁이란 무엇인가?"로 시작되는 존 키건의 「세계전쟁사」는 시간적으로는 원시 미개부족에서

핵시대의 현대인까지, 공간적으로는 태평양 폴리네시아의 이스터 섬에서 유럽까지, 전쟁수단으로는

가난한 활에서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역사학, 생태학, 유전학, 인류학, 심리학과 같은 다양한 학문들을

 동원함으로써 전쟁의 본질을 비롯하여 인류문명과 전쟁과의 상관적인 발전과정을 분석한 다분히

학제적인(interdisciplinary) 연구방법의 저서이다.

 

존 키건이 30여 년 이상의 학문적 여정의 종착역을 바라보면서 쓴 이 책은 전쟁들의 시간적인

나열이나 전략과 전술을 다룬 전통적인 전사(戰史)가 아니라 "전쟁문화사"라고 하는 쪽이 더욱

걸맞을 것 같다

 

이 책은 답을 찾고자 애쓰기 보다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무엇 때문에 인간은 싸우는가?

인간은 본성적으로 공격적인가?

전쟁은 본능인가 습관인가?

과연 전쟁이 없는 사회는 있었는가?

현대사회는 영속적인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가?

 

이러한 질문들은 해결될 수 없는 질문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속해서 질문들이 떠오른다.

 

전쟁을 국가적 개념이 아닌 개인적인 영역으로 끌어내려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

개인간의 폭력이 확장되면 전쟁이 되는 것이 아닐까?

......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야만성은 피부 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숨어 있다.”

라는 구절이다.

 

제1장에서 지나가듯 던진 이 말이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잘못된 위치에 박혀버린 못처럼 신경을 거스르게 하였다.

 

 

이 문장을 곱씹을수록

 

나는

 

내 자신이 낯설어지고

 

당신이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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