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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산다는건 늘 이런 것일까?
소유하지 않은걸 바라고, 바라지 않았던 걸 소유하는 것.
저 멀리 어딘가에 다른 삶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현재의 삶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
무엇을 찾아야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모르는 것.“(p159)

 

...

 

더글라스 케네디의 단편집이다.
이 책에는 12편의 작품이 담겨있다.

이 책의 편집과정에서 의도했겠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연작소설처럼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데 그 이유는 등장인물과 장소, 배경 등이 거의 비슷하게 설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은 고액연봉을 받는 전문직 종사자 혹은 자영업자들로서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들이다. 갚아야할 적당한 주택담보대출금이 있고, 일 년에 한번은 바베이도스나 버진아일랜드 어딘가로 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우며, 가끔은 애인이나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하며 적당히 권태롭고 우울하며 허무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책 전체를 통해 공통적으로 흐르는 정서는 불안이다.
현재는 사회/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지만 외부적 요인이나 개인의 잘못된 판단 하나만으로도 언제든지 바닥으로 내팽겨질 수 있는 불안한 삶.

하늘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겠다고 미사일로 방어막을 치겠다는 논리가 어린애들도 다 아는 헛소리이듯이 인생도 보호막을 칠 수가 없다. 하늘은 너무 넓고 그곳에서 무엇이 떨어질지는 하나님만이 아실 일이니까.

 

그렇다고 걸아가다 넘어진 것이 백이십만 년 전부터 땅속에 박혀있던 돌멩이 때문이 아니라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본인의 문제라고 작가는 지적한다.

 

인생이란 게 그렇듯이 한 순간 방심하고, 한 두 차례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타인을 잘 배려하지 못했을 뿐인데 어느덧 생활전체가 엉망이 되어버릴 수 있다.

 

이게 아니다싶지만 그렇다고 유턴할 용기는 없는 사람들의 심정이 너무 절절하게 녹아들어 있다.

 

 

"산다는건 늘 이런 것일까?
소유하지 않은걸 바라고, 바라지 않았던 걸 소유하는 것.
저 멀리 어딘가에 다른 삶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현재의 삶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
무엇을 찾아야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모르는 것."(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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