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월터 리프먼 지음, 이충훈 옮김 / 까치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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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Public Opinion)

 

 

로버트 필 경의 여론에 관한 일반화, 즉 “여론이라고 불리는 것은 어리석음, 허약함, 편견, 잘못된 감정, 올바른 감정, 완고함, 신문기사 등의 거대한 혼성물”이라는 일반화에 찬사를 보냈다. (p204)

 

 

 

지난 세월호 사건을 통해 새삼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대중은 언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언론은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언론이 전파하는 사실들을 진실 혹은 진리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일수록 언론은 더욱 강한 힘을 갖게 된다.

 

언론은 여론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내가 볼 때는 언론이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여론 속에서 확대 재생산된 이슈들은

다시 언론에서 기사로 가공된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환상 중에 하나는 뉴스는 사실만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 환상은 시간의 검증을 통해 많이 벗겨지긴 했지만, 완전히 관성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첫날부터 언론들이 얼마나 오락가락했는지를 기억할 것이다.

사실을 확인하려기보다 사건에만 집중하여 속보전쟁을 벌이고 있었던 언론사들을

기억하고 있으며 지금도 진행 중인 행태들이다.

 

제주도에 있으면서 팽목항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

오직 방송사 카메라가 비추어주는 화면을 통해 현장상황을 파악할 뿐이다.

언론사의 관점에 충실한 영상이나 보도 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다.

이런 면에서 대중들은 정보(사실)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고 수동적인

입장에 처하게 된다.

 

때문에 언론은 더욱 신중하고 공정하며 사실에 입각한 정보만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 대중들의 언론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나타내는 것은

이러한 기본적인 의무와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다.

 

앞부분에 실린 로널드 스틸이라는 사람이 쓴 서문을 읽을 때까지는 높은 기대감

때문에 마음이 설레었다. 그러나 정작 저자가 쓴 본문을 넘기기 시작하면서

급격한 집중력 저하 현상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이 1922년에 출간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예들이 동시대인들이라면 쉽게 다가오는 이슈들이었겠지만 2014년을

살아가는 나로서는 별로 흥미가 없는 이야기들이다.

 

당시에는 새롭고 획기적인 논지(혹은 개념, 사상)였겠지만 100년이 지난 후에는 이미 익숙하고

보편화된 내용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의 풍화에도 고유의 마찰력을 잃지 않는 것을

고전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 너무 늦게 도착한 생일 축하 카드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21세기에 중력의 법칙을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장황하게 열에 들떠서 설파하고 있는

물리학자를 보는 것 같은 시공간의 간극을 느끼게 된다.

 

무슨 말인고하니 결국 재미없고 지루한 책이 되어 버렸다는 말이다.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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