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긴장을 풀고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요한 순간, 어쩔 수 없이 긴장이 되고 자꾸만 힘을 주게 된다. 힘을 빼고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마음처럼 되지가 않는다. 작은일 하나부터 우리의 인생을 통틀어 수많은 위기의 순간까지 거쳐야 할 많은 관문들이 줄지어 일어난다면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조급해지고 초조해지는 마음을 진정시켜줄 방법을 찾아보지만 역시 쉽지 않다. 그저 조금의 긴장을 푸는 것, 눈앞에 닥친 순간을 빨리 모면하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찬 긴장된 상태에선 절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더 잘하고 싶다는 강박은 나를 더욱 굳게 만들어 좋은 결과를 가져올리가 없음에도 몸과 마음 모두 지치게 만드는 긴장을 놓고 그저 릴렉스하기엔 나를 휘감고 있는 불안이 너무 커 그것을 진정시킬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예컨대 꾸준히 나를 다독이면서 알게 된 작은 깨달음이 있다면, 우리 삶에서 긴장과 불안이란 필연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두려움이 아니라, 나를 더욱 나답게 만들어주는 이정표와 같다는 것이지요.

 

 


따뜻한 문체와 사랑스러운 언어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는 저자는 대학교에 다니며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들이 좋은 반응을 받으며 SNS 인기 작가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 책에도 저자 자신의 인생에서 겪었던 고민과 긴장의 순간들이 담겨있다. 이별의 아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찾아오는 긴장과 불안은 순간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그결과 나답지 않은 모습과 무기력해지는 시간을 가져오게 된다. 그런 몇번의 경험들은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용기를 빼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한다. 더 잘하고 싶어서, 완벽한 선택과 빛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나의 진짜 감정과 가치는 뒤로한채 살아가는 순간 순간이 행복할 수는 없다. 결국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는 생각은 우리를 힘들고 어두운 자기만의 방에 가두게 된다. 



우리는 완벽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한 것을 통하여 행복에 이른다.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부족한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안아줄 수 있을 때, 삶 또한 예술이 된다.

 

그런 절망적인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저자는 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것을 이야기 한다. 어떤 상황이라도 나라는 중심을 잘 잡고 있다면 슬픔도 고통도 무기력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흔들리고 나 자신을 믿지 못한다면 긴장과 불안에 그저 휘둘릴 수밖에 없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순간에 찾아오는 긴장은 나를 더 세차게 몰아세우게 된다.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고 느낄때 끝이라는 생각이 아닌 두려움을 마주하고 성장하는 힘은 어떤 외부의 힘이 아닌 나 자신에게서 나온다. 자신의 삶에 스스로 매료될수록 내가 원하고 바라던 여유와 행복이 가까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를 더 이해할수록 마음은 더 고요하고 차분해지고, 기진맥진한 삶의 무게도 이겨낼 수 있다고 스스로 믿게 된다. 



당신의 감정에 충실히 귀를 기울여주세요. 그리하면 비록 어둠속을 걷고 있다 할지라도, 당신이란 의미는 퇴색되지 않습니다.


 

 

 

나에 대한 확신이나 그 일에 대한 자신이 없을 때 우린 극도로 긴장하게 된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면 지레 겁먹고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만, 대부분 자신을 믿지 못하고 과정 보단 결과에 집중해 실망하고 좌절하고 만다. 당당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가득찬 사람이라면 성공과 실패에 상관없이 빛나는 삶을 살아낸 자신의 인생에 보람을 느끼며 행복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속 깊이 자리한 불안과 긴장이 스르륵 풀리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직면한 문제에서 항상 외부요소에 책임을 전가하고 나 자신에 대해 똑바로 바라보려 하지 않았던 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긴장하고 불안한 순간이 올까 지레 두려워하고 평정심을 가지지 못했던 것이 아마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차츰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모든 문제의 답은 스스로에게 있음을 알지만 막다른 길에 다다른 그 시점엔 자꾸만 잊게 된다. 그래서 그것을 다시금 환기시켜 줄 필요가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요동치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추구하는 여유와 행복은 절대 멀리 있지 않다. 내 감정에 충실하고 나를 더 많이 알아갈수록 가까이 있는 나의 행복은 더욱 진해질 것이란 것을 믿고, Just Relax. 



행복은 어디서, 어떻게 오는 게 아니라, 그저 늘 여기에 있는 건데 말이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필의 고향 이야기 파이 시리즈
김규아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레파스와 색연필을 처음 잡는 것과는 달리 연필을 처음 잡았을 때의 기분은 참으로 묘하고 두근거렸다. 예쁜 그림이 그려진 새 연필을 연필깎이에 넣어 뾰족하게 깎아 반듯반듯 필통에 채워넣은 후의 뿌듯함은 어린시절의 나에겐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곧 샤프라는 새로운 필기도구를 만나게 되고 커갈수록 연필보다는 샤프와 볼펜을 많이 쓰게 되었다. 잘 부러지고 깎아줘야 하는 연필이 귀찮게 느껴져 쓰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요즘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인걸까. 점점 외면당하는 연필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는걸 보면 말이다. 


예진이의 교실엔 연필의 고향이 있다. 주인 없는 연필들을 보관한 곳이다. 연필의 고향엔 항상 연필이 가득하지만 그 연필을 찾아가는 사람은 없다. 어느날부턴가 예진이의 반에선 샤프심이 없어지는 일이 계속 생겨난다. 샤프심 통은 있는데 샤프심만 없어진다. 누군가의 장난일거란 생각에 선생님도 주의를 주시지만 계속 없어진다. 그러던 중 예진이는 체육시간 도중 아파서 혼자 교실로 들어와 쉬게 된다. 깜빡 잠이 들었을 때 그 꿈속에서 연필의 고향에 있던 연필들이 친구들의 샤프심을 가져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진이는 연필들을 잃어버리고 찾아가지 않고 방치하는 모든 친구들을 대신해 사과하며 샤프심을 다시 돌려받는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난 예진이는 연필의 고향에 있던 연필들을 모두 자신의 필통으로 가져간다. 어느새 어른이 된 예진이는 또다른 아이들에게 연필의 소중함을 전하는 일을 한다. 



우리 교실에는 ‘연필의 고향’이 있다. 주인 없는 연필들을 보관해 두는 곳이다. 이 연필들은 누구나 필요할 때 쓸 수 있다.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연필들은 대부분 멀쩡하고 새것인 경우도 있다. 일부러 버리는 사람도 있을 테지. 연필의 고향에는 늘 연필이 가득하다.

예진이가 본 연필들의 모습이 진짜 꿈이었는지 아니면 현실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예진이는 연필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잃어버리고 찾지 않는 연필들의 원망을 들어주고 대신 사과하며 풍족한 환경속에서 모자람 없이 살더라도 잃어버려도 되는 물건이란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깨닫게 해준다. 독립출판으로 선보였던 책이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입소문을 타며 사랑을 받아 다시 출간하게 된 <연필의 고향>은 연필과 색연필로만 그려져 있다. 연필 특유의 질감이 잘 살아있는 그림은 훨씬 더 따뜻하게 저자의 마음을 전해준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은 그리고 써봤을 연필이라는 흔한 존재를 통해 내가 무심코 잃어버리고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은 없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그날의 기억이 진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인생에 기분 좋은 꿈을 선물해 준 것만은 확실하다. 


 

예진이의 이야기는 또다른 아이에게로 전해지며 이어진다. 예진이의 가게에서 연필을 산 아이 역시 꿈속에서 연필을 만난다. 요구사항이 너무나 많은 연필이지만 아이는 연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예쁜 이름도 지어준다. 아이의 순수하고 고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우리집도 첫째가 글씨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연필이 많아졌다. 왠만하면 연필로 쓰게 하고 싶지만 요즘은 글씨가 훨씬 부드럽게 써지는 편하고 화려한 필기도구들이 너무 많다. 힘주어 꾹꾹 눌러 써야하는 연필보다 더 선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되도록 연필로 쓰라고 권한다. 연필을 보며 떠오르는 나의 추억과 종이에 써지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너무 듣기 좋고 작은 손으로 움켜쥔 그 모습이 또 예쁘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가진 물건들에 더 애정이 가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부족함을 모르고 사는 아이들에게 연필이란 불편하고 번거로운, 없어도 그만인 존재감 없는 물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필은 연필만의 존재감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 가치를 연필이라는 사물의 시점에서 새롭게 보여주며 이 세상에 그 어떤 물건도 잃어버려도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저자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작고 의미 없어 보이는 것들일지라도 각기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샘터 네이버 공식 포스트  http://post.naver.com/isamtoh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날들
한은서 지음 / 자화상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억 하고 싶은 순간을 어떻게 남기는 게 좋을까. 그저 머릿속에, 마음속에 담아두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휘발되어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정말 기억하고 싶은 것들은 글이나 사진, 그림으로 남겨둬야 한다. 잊고 살던 시간중에 우연히 발견한 흔적들로 그날의 기분과 느낌이 고스란히 다시 살아나 온 몸을 감싸면 왠지 그날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록하고 남겨두어야 한다. 특히나 행복하고 좋았던 일로 가득한 하루였다면 훗날 힘든 순간 잠시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가슴 아프고 슬펐던 순간을 잘 극복해 낸 자신을 되돌아보며 현재의 상실을 이겨낼 용기 또한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환한 미소를 짓기도 하고 슬픔을 머금은 큰 눈을 가진 소녀들의 다양한 모습에서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듯이..

 

 

 

사사롭고도 따뜻한 그림을 그린다는 저자의 그림 에세이 <좋은 날들>은 그래서 따뜻하고 풍부한 감성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풋풋한 소녀의 모습부터 성숙한 여인의 모습까지 사랑의 설렘과 아픔, 꿈꾸는 젊은 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해주는 그림에서 지나온 나의 시간들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에서 여름의 싱그러움을 느끼고 눈물을 가득 머금은 두 눈에서 쓸쓸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각각의 그림들이 연상시키는 계절들의 이미지가 있다. 꾸밈없이 순수한 소녀들의 모습부터 선명한 전통 한복을 입은 단아한 모습까지 다양한 감성을 지닌 그림들이 각각의 메시지를 담으며 공감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그림과 함께하는 좋은 구절들은 서로 어우러져 그림만으로는 전할 수 없는 의미를 함께 전달한다. 그로인해 우리에게 다가오는 위로의 크기는 더욱 커진다. 그 속에는 그 무엇보다 당신은 소중한 존재라는 세심한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사랑으로 행복했던 시간도, 힘든 이별도, 삶의 고통도,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빛나는 순간도 모두 다 나의 삶이고 나의 모습이다. 그래서 그림에서 나의 과거의 모습을 떠오려 보게 되었던 것 같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좀 더 성숙해진 나를 깨달으며 지금의 내 모습을 좀 더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저자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따라하며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또 컬러링을 할 수 있는 페이지도 있어 비록 저자처럼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어려운 사람들에겐 자신만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챕터가 마련되어 있다. 단지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 직접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해주려는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그림은 그저 인물을 똑같이 그리기만 한 그림이 아니라 한명 한명의 그 순간의 감정들이 함께 담겨 있어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을 넘어서 공감과 위로를 전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인물을 그리는 것은 너무 어려워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림을 보다보면 나의 아름다운 순간, 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장 예쁘고 행복한 순간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으로 간편하게 모든 것을 남겨둘 수 있는 시대지만 따스한 손길이 닿은 그림이 가지는 또다른,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곱게 늙기
송차선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 어느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것이 세월의 흐름이다. 하지만 늙어감을 자각하지 못하고 살다 어느순간 거울에 비친 낯선 내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영원히 지금 모습 그대로일 것 같은 착각에 나를 돌보지 않는다면 깊어진 주름 만큼이나 큰 좌절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늙어감에도 준비가 필요하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단지 외모를 젊어보이게 가꾸는 것만이 아니다. 내 나이에 맞게 곱게 늙어가는 것, 쉬워 보이지만 단지 시간의 흐름에만 맡겨 둔채 노력하지 않는다면 절대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나이가 들고 늙어가면서 기력이 떨어지고, 병들고, 그래서 아프고, 그렇게 죽어가도록 만들어진 것이 인간이고 그것이 현실이지요. 그러한 삶의 현실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요.

 

 

 

 

저자는 석관동 성당의 주임신부로 이 책은 시니어아카데미 요셉대학의 강의내용을 바탕으로 늙어감이라는 불가피한 자연적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담론을 담고 있다. 통상적으로 80대에 자연사한다고 가정했을 때 아직은 죽을 때까지 갈 갈이 남아있는 저자로서는 곱게 늙는 것이 목표이기에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떤 방법이나 지침을 내려준가기 보단 저자 스스로가 이렇게 살아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한 자기고백에 가깝다. 이미 늙어버린 자신을 마주한 순간에 곱게 늙어 가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저자는 단지 노년을 코앞에 둔 중년이나 이미 노년의 삶을 살고 있는 노인들 뿐만이 아닌 젊은 세대들부터 이 책을 읽고 서서히 늙어감을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 


그렇다면 곱게 늙는 다는 건 어떤 걸까? 우리가 바라는 동안의 외모나 멋진 옷으로 치장하여 늙어감을 역행하는 것이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노인의 삶을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년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것도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또한 가깝게 다가온 죽음에 대해서도 부정적이거나 연연하지 않고 초연해지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준다. 젊은이들의 말도 경청할 줄 알고 자신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면 인정하고 물러날 수도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이타적 행위고 작은 것 같지만 큰 배려다. 그로인해 더 성숙한 연장자로 존경받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자리잡고 있지만 그것을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며 무조건 양보 받으려 하는 것이 아닌 내어놓고 물려줄 수 있는 마음도 필요하다. 하지만 살아온 시간만큼 아는 것도, 경험한 것도 많은 노인들은 자칫 자신의 생각과 말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고집이 생기기 쉽다. 급변하는 시대에 과거 자신의 경험에만 얽매여 이미 무의미해진 생각들을 놓지 못하면 어느순간 자신의 곁엔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 흘러간 세월을 받아들여 겸손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깊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예의를 갖춘 품위 있는 사람이 된다. 또한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계속 정진해야 한다.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취미와 꾸준한 공부, 그리고 봉사로 자신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애써 젊어보이기 위해 의학의 힘을 빌려 인위적인 젊은 모습 보다는 청결한 상태와 밝은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나이에 맞는 품위 있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초연함과 평화로운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자연스럽게 외모에서도 그 기운이 풍겨나올 것이다. 



비록 외모는 형편없이 변했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은 외적 분위기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행위는 존재를 반영하듯이 내면은 드러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나이 많은 어른들이 많지 않지만 처음 만나는 분임에도 고상하고 품위가 절로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 대화를 나눠보면 상대방을 대하는 자세나 언행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그런 어른을 만나면 절로 닮고 싶고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분이 살아온 삶을 전부 알 순 없겠지만 충분히 짐작은 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그런 어른이 되려면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자신만의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져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나이 먹은 것을 대단한 훈장처럼 여기며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노인들을 보면 절로 피하게 되고 혹시 나도 늙으면 저렇게 되는건 아닌지 두려워지기도 한다. 아마 누구라도 늙어서 존경받는 삶을 살고 싶지 사람들과 동떨어진 외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켜켜이 쌓인 해묵은 습관과 생각을 이미 노인이 되어 고치고 바꾸려 한다면 너무나 힘들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처럼 젊었을 때부터 미리 준비하고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 몸과 마음의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꼬장꼬장한 꼰대 노인이 되어 모두의 외면을 받을지도 모른다. 끝까지 자신이 쥔 것을 놓치 않으려 욕심을 부리고 잘못된 신념과 빛바랜 통념에 집착하는 노년의 삶이 행복할리가 없다. 열린 마음과 삶에 대한 여유, 그리고 현재에 충실하고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아간다면 품위 있고 고운 노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인지, 지금에 충실해야 섬세하게 자각할 수 있습니다. 현재를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 존재함에 대한 감사와 기쁨,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됩니다.


*  샘터 네이버 공식 포스트  http://post.naver.com/isamtoh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삐뚤어진 또라이의 작가 일지
김영돈 지음 / 다연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항상 책을 좋아했고 주변 친구들이 책 한권 읽지 않지만 취미란에 그럴싸해 보이기 위해 독서라고 쓸 때 꾹꾹 눌러 쓴 독서라는 단어에 난 진심을 담았었다.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여러 변화의 상황에 잠시 책의 존재를 잊고 살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돌고 돌아 다시 내게 찾아온 책이 지금은 그저 읽는 것만으로 끝나진 않는다. 기한이 정해진 서평이든 아니든 어쨋든 내가 읽었던 책에 대한 그 당시의 내 감상을 기록하는 것이 이젠 일상이 되었다. 그러면서 읽기와 함께 쓰기의 즐거움도 알아가게 되었다. 잘 쓴다는 칭찬에 우쭐하기도 하고 써지지 않는 글에 머리 쥐어 뜯으며 괴로워하기도 하며 점점 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내 글을 알리고 내 책을 펴내고자 하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실력은 우선 접어두고서라도 말이다. 



작가, 세상 밖으로 행진하자. 그리고 당신의 책을 닦고 조이고 기름 쳐보자. 성공으로 자유를 찾은 사람들은 모두 책을 썼다. 눈물 나게 아픈 당신의 주제를 이런 방식으로 묶어라. 그리고 오늘 하루를 노래하고 춤춰라. 작가는 글을 써내기 전에 하루를 살아낸 사람들이다.

 

 

 

스스로를 삐뚤어진 또라이 ‘삐또’라 칭하는 저자는 작가부터 대화법 코칭 전문가, 동기부여가, 전문상담 교사, 행정공무원등 굉장히 다양하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강의와 재능기부는 물론 성장하기 위해 글쓰기만한 것이 없다는 신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상담, 기도, 책쓰기로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고자 하는 그의 최대 사명은 ‘걸레를 걸작으로 바꾸어주는 일’,’각자가 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다. 현재는 소설과 시까지 쓰고 있다니 삶에 대한 그의 열정과 생각이 자신이 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이 책은 총 5가지 챕터로 되어 있다.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작가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질과 마음가짐은 무엇인지, 책을 냄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고 평생의 업으로 삼아 살아가는 작가들의 실제 이야기와 책을 출간하기 위해 어떤 절차가 있으며 그 방법이 무엇인지 소상히 이야기한다. 또한 저자 스스로가 작가로서 살아가고 있는 삶의 방식과 앞으로의 꿈과 현재 그 꿈을 이루어 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막연히 작가로서의 삶을, 자신의 책을 한권 내는 것이 소망이라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간이 없어서, 아직은 실력이 부족해서등등 갖은 핑계를 대며 미루고 또 미룬다. 게다가 책을 냈다 하더라도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담지 않았다면 독자들에게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저자는 작가가 되고자 마음 먹었다면 끝없이 쓰고 기록해야 하고 그 내용은 자신의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의 주제도 내 안에서 찾아야 하고 거짓으로 부풀려진 이야기로는 독자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책의 가치를 잘 알고 자신이 만들어낸 책의 가치를 절하시키지 않는 자부심도 가져야 한다. 작가가 되는 것은 갑의 위치에 서는 것도, 떼돈을 버는 것도, 인생 역전을 이루어내는 것도 아니지만 가장 나다운 삶과 가치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통로가 되어줄 것임을 확신한다. 



눈만 질끈 감아버리면 그만인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눈을 질끈 감아도 결코 속일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지금도 심장이 계속 뛰고 있는 자기 자신이다. 참자기를 외면하지 않는 일, 책은 세상에 하나 뿐인 ‘나만의 경험’을 외면하지 않고 써내는 일이다. 남들과 같은 경험을 했을지라도 나의 경험과 이야기는 그 누구의 경험보다 빛난다.

 

 

 

글쓰기가 좋고 책이 좋기에 결국 마지막엔 나의 책을 내는 일, 그리고 작가로서의 삶을 꿈꾸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내가 쓴 글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너무나 쑥쓰러웠다. 내 생각이 상대방과 다를때면 혹시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잘못 생각한건 아닌지 지레 뒷걸음질 치기도 했다. 하지만 엄마의 삶을 시작하고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는 소통이 절실해 졌고 그 결과 지금은 열심히 읽고 쓰고 또 그것을 여러곳에 올리며 공유하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나역시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고 때가 되지 않았다고 겁먹으며 미루고 있었다. 무엇보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그 길이 막막했다. 아마 작가를 꿈꾸는 사람은 많겠지만 나처럼 그 길을 찾는 것이 어려워 시작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 많은 예비 작가들에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여러갈래로 나뉘어진 시작점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해 판단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기에 우물쭈물 미뤄왔던 글쓰기를 향한 나의 확신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모두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고 하고픈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은 것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내가 가치 있게 생각하고 겪어왔던 것을 나누지 않고 담아두기만 한다면 내 인생을 기억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내놓을 나의 스토리는 나만의 고유한 경험이고 그 누구와도 같을 수 없다. 그 빛나는 경험들을 최선을 다해 쓰는 것은 지금 내 안의 아픔과 상실을 치유하는데도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낸 당신이라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두려워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자. 



결국 내려놓고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일까? 가슴 한구석에 염증처럼 아픈 상실, 그것을 치유하는 데 글쓰기만 한 게 있을까? 문득 하고 싶은 것이 글쓰기라서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로소 나는 세상과 통하는 길을 발견한 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