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 자꾸만 나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반유화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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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여성을 위한 심리상담은 어때야 하는가?



2030 여성을 위한 책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반유화 선생님은 약물치료를 위한 진료 외에도 상담을 진행하시나봅니다.

의원은 서울 광화문에 위치,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를 하신다고 합니다. - 책 저자 소개란에서.



12년간 천 명이 넘는 내담자를 만났고 여성을 만날수록 사회 구조와 여성성에 대한 어려움으로 연결된다는 통찰로 이 책을 쓰게 되셨다고 해요.



상담에 오는 성별로 따지자면, 여성이 8 남성이 2라고 할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여성을 더 자주 만납니다.

여성 상담을 하다 보면, 꼭 여성주의 상담이라고 하지 않아도 여성에 관한 이중잣대, 이중메시지, 사회의 억압적인 구조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낍니다. 직장 내 성차별적인 언행, 가족 안에서 여성끼리의 경쟁과 시기 질투,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에 대한 혼란 등 말이에요.



이 책에서 12명의 사례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여성들이 가질 수 있는 일반적인 고민에 대해 찬찬히 관찰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책이에요.

아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여성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목차가 와닿습니다.

이렇게 목차를 잘 쓰기 진짜 어렵던데요. 출판사의 재량인지, 저자의 글을 그대로 넣은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특히 성평등, 기본값인가?

이 단어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여성주의를 공부하면 넷플릭스 드라마, 영화, 연인의 말 한 마디에 모두 성에 대한 이슈들이 들어있어서요. 참 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거든요.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이 젠더 이슈로 다가오니까요. 예를 들어 뽀로로 만화에서 왜 루피는 분홍색이며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애들은 안 보여주나? 라는 질문부터 김은숙 작가의 '파리의 연인'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말을 해! 말을 하란 말이야! 라고 소리치거나 여자친구 손을 잡아 끌거나 거칠게 당기는 행동을 로맨틱하게 그려내는 장면에서 다른 채널로 돌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목차 속에서 숙제, 패키지, 진심에 매달리지 마라, 임시 보관함, 거절 분량 등 이런 표현들이 반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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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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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받아들었을 때 표지가 맘에 쏙 들었다. 스쿨버스 위에 앉아 있는 소녀와 고양이가 밝고 시원해 보여서였다.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코요테가 누굴까? 먼저 찾아봤다. 예상대로 이 소녀 주인공이었다. 코요테는 개나 늑대와 비슷하고 북아케리카에서 중앙아메리카까지 초원 지대에서 산다고 한다. 미국 횡단하는 이야기여서 코요테를 이름으로 썼나 싶었다. 처음에는 코요테와 로데오의 관계도 몰랐는데 점점 읽다 보니 부녀관계였다. 그들은 아빠, 딸이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불렀다. 점점 드러나는 사건의 실체가 마음이 아팠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 가족을 잃은 상실감을 어찌하지 못하고 5년 동안 헤매고 다니다니.. 그들의 집이 있는 워싱턴주를 피해 다니는 것 같았다. 작가가 실제로 미국을 로드 트립해서 그런지 풍경 묘사와 실제로 겪은 듯한 일이 더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일상에서는 늘 그렇듯 집에서 아이와 지지고 볶는데.. 잠시라도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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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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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내가 유난히 싫어지는 어느 날 읽은 책

기분이 처지는 날이었다.

김리하 작가님 신간이 2월에 나온 걸 알고 있었는데 이런 저런 일상의 자잘한 일로 읽는 게 늦어졌다.

아주 우울한 날, 문득 책 제목이 떠올라 책을 들춰봤다.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라니!

나는 그런 날이 있었을까? 싶었다. 바로 생각나지 않는 걸 보니 나는 유난히 '유난히'라는 형용사에 집착한 것 같다.

내가 나를 그렇게 좋아했던 날은 없었던 것 같다.

유난 떠는 성향이 아니고, 아는 언니가 말했듯 내가 너처럼 차분한 애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니..

유난까지는 아니고 쫌 좋네 이 정도? ㅎㅎ 궁금했다. 이 책을 읽으면 나도 유난히 나를 좋아하는 날이 올까?

김작가님께서 몇 년 전의 심한 우울감을 극복하신 과정을 블로그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매일 블로그 글쓰기, 매일 작가님 집 20층?까지 계단 오르기 실천하셨다.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었을까.. 이 책에 그 여정이 있다.

프롤로그에 작가님의 성품이 드러났다.

한창 우울할 때 오랜만에 만난 후배가 딸에게 준 용돈을 보고 후배의 말로 예전에 작가님 모습을 회상하다 '아,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지.'라고 느끼신 것 같다.

힘든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고 함께 견뎌주고 힘 내라고 손에 뭐라도 쥐어주는 사람

선함, 인간다움, 공감, 연민, 실행, 눈에 보이지 않았던 작가님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셨나보다. 그 일을 계기로 조금씩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몸에 스며드셨던 것 같다.

일상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오이 소박이, 애호박, 아이의 작아진 옷에 시선이 머물러 단정한 글로 다시 풀어내는 작업을 담담히 오래 하신 것 같다. 좋은 수필은 손 끝에서 나온다. 손으로 직접 만지고 써야 진짜 수필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수필을 오랜만에 읽었다.

작가님은 글처럼 단정하실 것 같은 인상..

박완서 작가님, 김재용 작가님, 은유 작가님 모두 작가만의 문체가 있다.

김작가님도. 완서체, 재용체, 은유체, 리하체라고 쓸 수 있을 만큼.

나도 그런 문체를 갖고 싶다.

글을 보면 아, 이거 ** 글이네 라고 알 수 있게.

그러나! 그런 문체를 갖는다는 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 나온 할머니의 대사처럼 하고 싶어서 하되, 오늘만 살 것처럼 애쓴 생에서 나온다는 걸 알기에..

오늘도 나만의 문체는 없지만 그냥 쓴다.

이 책을 읽고 갑자기 내가 좋아진 건 아니지만,

'그래, 이렇게 못난 나도 나의 일부지.' 라고 안쓰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다행히 책 속에 처방전이 있는 것처럼 책을 잡은 후부터는 기분이 더 나락으로 떨어지진 않았다.

이 책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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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뜰
강맑실 지음 / 사계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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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유년기의 집, 추억을 낚다.



책에는 강맑실 작가님이 그린 일곱 개의 집 평면도와 뜰이 있어요.



강맑실 작가는 어린 시절 집의 평면도를 그리면서 집안에서의 일들이 생생히 떠오르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유년기에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평가를 듣고 그림에는 소질이 없나보다 생각하셨다는데요. 성인이 되어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평면도를 그리셨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 선생님으로 학교 관사를 포함 집을 여러 번 이사하셨는데, 11살까지 총 열 개의 집을 거치며 성장하셨대요. 그 중 일곱 개의 평면도와 마당이 책에는 담겨 있습니다.



그림에 수채 물감이 너무 정겹게 퍼져있어서요. 저도 이렇게 평면도를 그리고 색칠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사진으로 봐도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그 시절의 그리움이 몰랑몰랑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에세이집의 주인공은 '막내'인데요. 일곱 형제의 막내인 강맑실 작가님입니다.

아버지께서 순수 한글이름을 지어주셨던 것 같아요. 책 속에서 별 언니, 밝 오빠 이렇게 칭하는 걸 보니 이름의 한 글자씩 따셨나봅니다. 한국 전쟁 후 막내의 출생부터 초등학교 5학년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어요. 저는 최규석 작가의 '대한민국 원주민'처럼 60~80년대의 시골 풍경을 그린 만화나 에세이가 참 좋더라고요. 강맑실 작가의 유년기 추억 한자락을 엿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세요.



글을 마치며.



유년의 은밀한 목록



막내의 예측대로 막내의 초등학교 6학년은 고달팠다. 중학교 입시 마지막 세대였던 만큼 여뉴 해보다 입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그 고달픔 속에는 유년의 즐거움이 여전히 섞여 있었다. (중략)

언니오빠들 중 누구 하나 편안하고 순탄하게 산 사람은 단연코 없다. 인생은 파란만장하기에 살 만하다고 여기기라도 하듯, 그렇게 숱한 일들을 겪으며 성장했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참으로 신기한 건 막내와 언니 오빠들이 모이면 나누는 이야기가 대부분 유년의 추억이라는 점이다. 호기심과 욕망으로 가득 착 유년의 기억은 수정처럼 맑기만 하다. 어린 시절을 향한 그리움이 나이 들어갈수록 강렬해지는 건 왜일까.

살다 보면, 인생이라는 거대한 바다의 풍랑을 헤치며 혼자서 노를 젓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세상이 요구하고 강요하는 삶의 방식과 잣대를 좇지 않을 나만의 낙관과 의지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경쟁 사회의 톱니바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지 않을 나만의 낙천과 여유의 근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 걸까.

혹시 다 기억해내지 못하는 저 유년의 끝에서 건져올릴 수 있는 건 아닐까. 일상과 놀이의 구별이 없던, 자연을 실용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뛰놀던 유년에서 말이다. 279쪽.



코로나 시대 자연과 놀이의 중요성이 떠오르는 지금, 와닿는 구절입니다.

앞으로 이런 좋은 책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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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춘기 사계절 동시집 19
박혜선 지음, 백두리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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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외 출입금지

함부로 들어오지 마

내 눈에

자꾸 들어오고

내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내 마음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너

(중략)

바람의 사춘기 18쪽.

아이가 이 책에서 선택한 시! 역시 청소년답습니다.

사계절 블로그에서 처음 이 책의 제목과 표지를 봤을 때 어머! 이건 사야돼! 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제목과 그림이 너무 와닿았거든요. 제 청소년기도 떠오르고요.

딱 그 시기에 걸맞는 내용의 시가 수록되어 있어요.

시도 인터넷에 올릴 때 저작권 문제가 있어서 여기엔 일부만 올립니다.

습관, 훔치고 싶다, 언니에게 화를 내는 방법, 전문가, 야!, 집에만 있으니~

시의 제목들이에요. 제목만 봐도 읽고 싶지 않나요?

특히 코로나 시대에 집에만 있으니.. 는 부모로서 찐공감되는 시입니다.

일부를 적어봅니다.

집에만 있으니

(중략)

퇴근한 아빠가 엄마와 날 보며 한숨을 쉰다

"코로나가 끝나든 학교를 가든 해결이 나야지 원."

바람의 사춘기 15쪽.



시는 우리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걸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주고,

그 사람 마음 안에 들어가 느낄 수 있게 해주네요.

시를 부르는 시집!

저희 아이는 이 책을 읽고 출판사에서 주신 원고지에 붓펜으로 시를 여섯 개나 썼더라고요.

그 시는 하나같이 아이의 시각에서 쓴 거라 재밌더라고요.

써본 적 없는 시가 술술 나오다니!

진짜 신기한 시집입니다.

작가님께 감사하고요.

그림도 시마다 너무 잘 어울려서 좋았어요.

특히 나에게 사과하기 시 옆에 그림이 참 와닿았습니다.

아래 시를 보면 아이 입장에서 어떨지 그려집니다.

무슨 일 있냐고 묻는 엄마에게 말 못하는 아이 심정이요.

나에게 사과하기

친구들이 몰아세울 때 아무 말 못 해서 미안해

계속 툭툭 치는데도 그냥 참아서 미안해

학교 혼자 가고 혼자 오게 해서 정말 미안해

무슨 걱정 있냐고 묻는 엄마 앞에서

아니라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거짓말해서

정말 정말 미안해

바람의 사춘기 16쪽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보기에 좋은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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