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된 아이 사계절 아동문고 99
남유하 지음, 황수빈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유하 작가?

어린이책 작가로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었다.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라 시선을 끌었다.



한줄평 : 현실 위에 촘촘히 그려진 환상 동화

목차

온쪽이

나무가 된 아이

뇌 엄마

착한 마녀의 딸

구멍 난 아빠

웃는 가면

작가의 말

1. 온쪽이

전래동화 반쪽이가 떠오른다.

소설 온쪽이에서는 반대다. 세상에서 온쪽이는 소수고, 반쪽이가 대중이다.

내가 온쪽이라면 자기가 어떻게 보이고 느껴질까? 에 대한 이야기다.

온쪽이냐 반쪽만 다를뿐, 우리는 외모가 조금만 달라도 멀리하려 하고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어렸을 때 얼굴이나 몸에 큰 점이 있어서, 입술에 점이 있어서, 화상이 있어서, 아토피 피부여서 등등

다르다가 아닌 이상하다는 시선을 접하고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니 외모가 다르다는 건 적응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청소년 애들한테 외모, 옷차림, 메이크업이 남과 다르다, 튄다는 건 집단에서 제외될 용기를 가져야 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맘대로 자유롭게 하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건 극히 소수다.

오래 전의 닉스 청바지, 나이키 운동화, (라떼는 말이야;) 그나마 노스페이스 패딩, 벨벳 트레이닝복,

요즘엔 아이유 트레이닝복? 뭐 등등.. 유행하는 건 이유가 있다. 너와 나를 구분짓기 위하여.

나도 너와 같아, 닮은 사람이야. 말하며 그 집단 안에서 똑같아지면 안전해진다.

소설 온쪽이를 읽으면서 영화 '원더'가 떠올랐다. 어느 쪽이 다수냐, 소수냐에 따라 힘의 균형이 깨지고 소수는 다수의 논리대로 움직이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소수(약자)가 힘이 커져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영화 '원더'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얼굴 기형으로 성형 수술만 27번 한 남자 주인공이 나온다.

그는 생김새가 달라 엄마와 홈스쿨링을 몇 년 한 후 학교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그가 바이러스가 지닌 존재마냥 멀리하던 친구들도 그도 역시 자신과 같다는 걸 경험하면서 점점 친해진다. 생김새를 넘어서는 다름, 그만의 매력으로 친구들이 점점 늘어난다.

'온쪽이'는 세상의 모든 온쪽이, 반쪽이를 위한 소설이다.

<나무가 된 아이>는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따돌림에 관한 이야기다.

장면이 리얼해서 교실에 우뚝 서있는 정말 나무 한 그루가 비현실적으로 그려진다.

생생한 묘사로 따돌림당한 아이의 복잡한 감정결이 전해졌다. 교실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무서울지, 화가 날지, 억울할지 말이다. 그러면서도 식물은 움직일 수 없기에 아이들이 하는 거친 말과 폭력을 그냥 당해내는 모습이 따돌림 피해자의 모습이다. 현실적인 분위기에 묘한 환상적인 장면이 겹치면서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구멍 난 아빠>는 우리 아이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꼽은 소설이다.

나는 엄마 뇌가 나오는 소설이 제일 기억남는다고 할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냐고 물었더니 사진 속 아빠 몸의 구멍을 말한다. 우리 아빠한테도 구멍이 있을 것 같다고. ㅠㅠ 물론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일러스트이지만 어른이 되면서 겪는 어쩌지 못하는 상처가 구멍으로 표현된 것 같아 기발하다는 느낌과 함께 속이 휑한 허전함이 느껴졌다.

그렇지.. 어른이 된다는 건 가슴에 구멍을 남기는 일이지.. 싶었다.

잔혹 동화도 아니면서 묘한 환상이 어울어진 소설

남유하 작가가 궁금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