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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언어 - 어린이 마음을 읽는 놀이치료 언어의 이해
정혜자 지음 / 교양인 / 2018년 9월
평점 :
한줄평 : 인류의 문화유산 놀이
인간문화재로 선정해야할 놀이치료사 정혜자 선생님 ㅎ
몇 년 전 정혜자 선생님의 <어린이 마음치료> 서문을 읽고 울컥했었다.
선생님도 친정아버지처럼 전쟁을 겪으셨기 때문에 어린 시절이 마냥 행복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선생님이 계시지 않나 싶다.
<어린이 마음치료>는 내 아이가 어렸었는데 읽었는데 결혼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진심 아쉬웠다.
첫 책 이후 십년만에 나온 책이라 더 반갑다.
지금 앞부분 읽고 있는데 매번 느끼지만 사람의 무의식은 참 신비롭다.
어떻게 태아가 신생아가 자신의 경험을 몸에 새기듯 알고 태어나며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 몸으로 말하고 놀이로 표현하는지...
특히 유아들은 말을 할 수 있으면서도 7살 이후의 구체적 현실적 사고 전단계인 추상적이고 직관적인 생각과 표현이 많으므로 걸러지지 않고 더 잘 드러날 것이다.
생애 초기에 가까운 상처일수록 빨리 치료 받는 것이 답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흔적이 평생을 거쳐 남아 죽을 때까지 영향을 준다.
죽기 전에 깨달을지도 모르지만 상처에 나도 모르게 끄달려가는 인생이 가장 허무하지 않을까.
그 치료목표라는 것이 구도자처럼 의식을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를 알고 관계를 유지하며 감정을 어느 정도 조절하고 내가 필요한 것들을 취할 수 있는 자조 능력
자기관리, 감정조절, 관계 맺기
최소한 이런 부분은 원활하게 되어야 홀로,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어린 시절 상처가 깊을수록 그런 기본적인 목표가 달성되기 쉽지 않다.
자기나 누군가를 온전히 믿기도, 의지해 보기도 어렵고, 몸은 자라도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건지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희미하고 혼란스럽다.
그러니 어릴 때일수록 힘든 게 있다면 놀이나 놀이치료로 아픔을 함께 경험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면 좋겠다.
놀이는 엄청나게 깊은 의미와 치유하는 힘이 있다.
그걸 알게 되면 아이가 놀지 않아 걱정이지, 놀아서 탈이라는 말은 할 수 없을 거다.
정선생님은 놀이를 '아이들만의 언어'로 보셨다.
놀이가 얼마나 신통한지
엄마들, 놀이치료사들이 이 책을 한 번 읽으면 좋겠다.
내가 아기 키울때 주위 엄마들이 거의 갖고있다던 베이비 위스퍼 책보다 백배 천배 낫다.
아기 키우는 가정마다 한 권씩 비치해두고 틈나는대로, 아이가 보이는 놀이의 의미를 알고 싶을 때나 발달과정을 예상하고 싶을 때 언제든 들춰보면 좋겠다.
<어린이 마음치료>나 <놀이의 언어> 둘 중 하나라도.
상비책처럼.
정선생님께서 쉽게 쓰시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 이런 내용을 접하면 뭔가 뜬구름 잡는 이야기 아닐까 싶을 수도 있다.
워낙 상징적인 이야기라 소설처럼 지어낸 건 아닐까?
애들이 어떻게 이런 것까지 알고 이렇게 세상 다 아는 것처럼 표현한단 말이야 하고 믿기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면 엄마 뱃속에서 있었을 때의 엄마 개인의 경험을 안다.
부모 처녀 총각 시절의 개인사 도박중독, 알콜중독, 낙태 출산 경험까지..
태내와 출산시 트라우마도 다 알고 놀이로 말한다. 엄마는 그게 재현인지 모르고 지나가게 되지만 치료사는 반복되는 놀이 재현을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우리가 예부터 조상들이 태교가 출산 뒤 양육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전적으로 옳다.
오늘 운동하는데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직 결혼 전인 20대 운동쌤한테 지금부터 태교 십년하라는 말에 운동쌤 놀라던데.. ㅎ
요즘 태교는 커녕 부모준비도 안되어 있는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아이를 다시 뱃속에 넣고 싶을 수도 있다.
아이가 없는 사람이 이 책을 읽고 태교와 놀이에 적용한다면 보물 같은 지혜를 얻은 셈이다.
나도 <어린이 마음치료> 읽을 때 진심 내 아이를 다시 키우고 싶었다.
정혜자 선생님 책들은 아기 낳기 전 태교 책으로 많이 읽히면 좋겠다.
특히 놀이 언어로 살펴보는 단계별 성장 과정에 대한 내용이 압권이다.
한 단계씩 유아들이 어쩜 그렇게 자기를 발달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지 감탄하게 된다.
그대로 놀이치료 과정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 놀이치료가 왜 예술이며 전문영역인지 알게 된다.
놀이치료 받게하는 엄마들의 얘기
그냥 놀아주는 거 아닌가요?
근데 왜이렇게 놀이치료 비용이 비싸요?
엄마랑 노는 거랑 뭐가 달라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놀이 언어로 살펴보는 단계별 성장 과정
- 우주적 존재에서 성 정체감 형성까지
1. 우주적 존재일 때를 암시하는 놀이
2. 개별적인 자기로 분화하는 것을 암시하는 놀이
3. 엄마의 자궁에 들어갈 것을 예고하는 놀이
4. 음양의 결합을 암시하는 놀이
5. 잉태되었음을 알리는 놀이
6. 배아의 시기를 암시하는 놀이
7. 착상 과정을 표현하는 놀이
8. 태아의 성장을 암시하는 놀이
9. 출산을 암시하는 시기의 놀이
10. 엄마와 심리적 애착을 이루는 시기의 놀이
11. 이기심의 출현을 암시하는 시기의 놀이
12. 성 정체감이 형성되는 시기의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