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쓰는 법 - 이야기의 스텝을 제대로 밟기 위하여 땅콩문고
이현 지음 / 유유 / 201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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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무서워서 동화 쓰겠나요? 동화계의 정유정, 이현 작가니임~^^;
동화작가가 되려면 이 정도는 기본인 거죠?

동화 쓰는 법을 한 단계씩 친절히 알려주십니다.
이 책에 나온 동화 정도는 가뿐히 읽어야 동화를 쓴다고 할 수 있다는 얘기
동화를 쓰려는 분들에게 권하는 동화와 청소년소설 100권과
동화를 쓰려는 분들에게 권하는 어린이문학과 창작 이론서 10권을 읽고 이 책을 보시는 게 좋습니다.
그걸 추천해요!
비단 동화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소설, 시나리오를 쓰고 싶은 분들이라면 모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아요.
제가 그 중 읽어본 건 마법의 설탕 두 조각, 플랜더스의 개 정도? 부끄럽습니다.


동화계의 정유정 ㅋㅋ
이현 작가님이 보시면 기분 나빠하시려나.
동화 작가는 따로 얘기해야지, 누구에게 빗대어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화내실 것 같다. ㅎㅎ
내 느낌에는 그랬다. 속도감과 흡입력이 대단했다.
야구 관련 동화 <플레이볼> 읽다가 뒷 이야기가 궁금했다.
얼른 봐야지 싶었다.

부산 출신, 글로만 봐서는 성격이 시원시원, 분명하실 듯.
어설프게 쉬워 보여서 동화 쓴다고 불빛에 불나방처럼 덤비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현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떽! 마! 라고 소리지르는 것 같다.

나도 스윙댄스를 잠깐 배워본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스텝과 웨이브도 안 되는 몸치의 눈물겨운 몸부림을 알기 때문에....
몸이 치를 떤달까? ㅎㅎ
이현 작가님이 1장에 쓰신 <슬로 퀵퀵 슬로>에서 탱고를 배운 경험을
글쓰기 스텝과 연결지어 써준 내용이 재밌고 확 와닿았다.

동화 쓰는 법에 대해 설명은 쉽게, 비유는 적절히, 예시는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셨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동화책들만 연구해도 동화를 한 편 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된다.
동화 쓰는 일이 생업이었다는 글에서 숙연해졌다.
어떤 일이든 그것이 업이 되었을 때는 그냥 '취미'로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진다.
죽기 살기로, 치열하게 글을 썼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현 작가님과 정유정 작가님 존경한다.
배우 윤여정 인터에서 영화 <바람난 가족> 찍을 때 돈이 필요했다고 한다.
돈이 급할 땐 연기도 잘 된다고 하셨었던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어쨌든 작가들이 돈 때문에 쓴다는 얘기는 아니고,
직업인으로서의 윤리의식, 책임감을 다 한다고 느껴졌다.
자료조사부터 인터뷰, 현장까지 오고 가며 캐릭터를 좀 더 생생하게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그 노고를 어찌 책 한 권의 값으로 평가할까... 싶었다.
책 값이 다소 비싸다고 느껴지는 책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모든 책값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타지문학의 대가 어슐러 K. 르 귄도 스텝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기술이 예술을 가능하게 한다." 소설가 데니스 루헤인은 '운명의 날'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기술이란 노동을 사랑할 때 일어나는 기적"이라고. 그러니까 내 멋대로 편집해 보면 이런 말이 되겠다. 발바닥에 땀 나도록 스텝을 익히면 예술이 가능할......지도 몰라요. 스텝이 예술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어요.
예술은 스텝에서 시작된다. 일단 조명도 드레스도 파트너도 없이 운동복 차림으로 슬로 퀵퀵 슬로.
이것은 스텝에 관한 책이다.
13p.

내포독자가 명확할수록 이야기는 구체화된다. 생명력을 얻는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가 된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이야기니, 단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36p.

우리말에서는 '욕망'의 어감이 썩 좋지 않다.
춘향은 바람이나 꿈이 아닌, 욕망을 가졌다.
기생 딸 춘향의 욕망 vs 신분제.
서사 이론에서는 이러한 주인공을 '문제적 개인'이라고 한다. 문제적 개인이란, 시대와 불화하는 인물이다. 혁명가로 시대에 맞서는 인물을 뜻하는 게 아니다. 시대/정답/주류 혹은 기존의 질서와 모순된 욕망을 품은 인물이다. 시대/정답/주류/질서와의 갈등이 내재된 인물이다. 의지적으로 시대/정답/주류/질서에 맞선다기보다, 재론적으로 그러한 개인이다. 존재 자체가 시대/정답/주류/질서와의 갈등을 내포한 것이다.
41p.

작가는 인물의 태도를 스케치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인물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발견하고 해석하고 그려 내야 한다.
49p.

'Story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의 저자 로버트 맥키는, 인물의 진정한 성격은 선택의 순간에 드러난다고 말한 바 있다. 인물이 했던 말, 일상적인 행동은 진정한 성격을 드러내지 못한다. 극적인 순간에 내리는 선택만이 인물의 진정한 면모를 드러낸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작가의 진정한 성격은, 작가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은 어디서 드러날까? 바로 인물들의 자리, 인물들의 역할이다.
66p.

당신은 누구의 이야기를 하려는가? 그 인물은 무엇을 욕망하고 무엇에 좌절하는가? 그러한 갈등을 밖으로 터트리는 폭탄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제 그 야기를 어떻게 들려줄 계획인가?
77p.

중요한 것은 자신의 플롯에 대한 이해다. 지금 하는 이야기가 어떤 플롯을 가졌는지, 즉 어떤 원칙으로 사건을 엮을 것인지 확고하게 정하고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런 작전도 없이 무턱대고 떠오르는는 대로 이야기를 쓴다면..... 처음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스텝이 엉키면 뭐다? 몸부림!
91p.

가다가 막히면 잠시 멈추어 다시 인물들의 뒤를 캐기 바란다. 앞서 말한 바 있듯, 작가는 드러난 것을 스케치만 해서는 안 된다. 사실 이면에 숨은 진실을 캐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일단 신상부터 탈탈 탈탈 탈탈탈탈 탈탈......
108p.

가장 전망 좋은 자리, 절정의 그곳에서 인물과 독자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어야 한다.
120p.

그것이 문학의 일이다.
130p. (이 대목에서 이애란 작가가 떠올랐다. 강연에서 문학의 일을 이야기해주었는데...)

그중 단 한 권의 책, 더 이상 꽂을 자가 없을 만큼 빽빽한 책 동네에서 기어이 틈새를 벌려 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한 책을 쓰리라.
그만한 야심과 포부로 책장을 살펴보기 바란다. 희망적인 소식은, 아직 빈자리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1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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