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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 - 장강명 르포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8년 5월
평점 :
심플, 고딕체? 제목, 르포라는 단어
표지를 딱 봐도 건조하고 딱딱한 내용일 거라는 짐작
르포의 정확한 뜻이 궁금해서 찾아봄
명사
1
<언론> 방송ㆍ신문ㆍ잡지 따위에서, 현지 보고나 보고 기사를 이르는 말. ‘보고 기사’, ‘현장 보고’, ‘현장 보고서’로 순화. [비슷한 말] 르포르타주.
2
<문학> [같은 말] 기록 문학(2. 다큐멘터리 수법으로 현실의 사건과 사실을 충실하게 묘사하고 기록하는 문학 형식).
장강명 작가는 꼼꼼, 정확하다.
11년간의 기자생활을 허투로 한 게 아니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여실히 드러낸다
책 소개에 앞서 장강명 작가는..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학사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각종 상이란 상은 하나씩 다 받았다
네이버에 나온 수상 내역
2016 제40회 오늘의작가상
2016 제7회 젊은작가상
2015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2015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소설부문
2014 제2회 수림문학상
2011 제16회 한겨레문학상
2010 씨티대한민국언론인상 대상
2008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사장
2006 동아일보 대특종상
2005 제22회 관훈언론상
2003 한국기자협회 제158회 이달의 기자상
소설가 지망생에게는 부러운 수상내역이다
작가에 대해 자세히 쓴 이유는
이 책을 쓰기에 얼마나 부적한 인물인지 알리기 위해서다 ㅎㅎ
이런 제도권, 출판계의 중심인물이 이런 책을 써도 되는 거야? 라는 게 이 책 제목을 보고 든 첫 번째 의심이었다.
그 의심은 맥 없이 바로 풀렸다.
자신이 수상자이며 중심부에서 핵심정보를 파헤치고 공모전과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기에 적합하다고 말이다.
맞는 말씀이다.
어떤 작가 지망생이 속으로만 생각하던 공모전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대놓고 쓰겠는가?
아니면 등단했지만 공모전에서 수상하지 못한 작가가 불공정, 불평등,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어떻게 조사하고 다닐 수 있겠는가?
작가는 자신의 위치를 십분 활용하여
자신이 무엇을 잘 하고 무엇을 잘 쓰는지
장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하면 극대화되는지를 참 잘 안다는 느낌이다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발달했다는 말로밖에는 표현이 안되어서 답답하다
이런 진부한 문장은 쓰고 싶지 않은데 딱히 뭐라고 써야 할지?
책 내용은 부제가 딱 들어맞는다
말 그대로 문학(이 책에서는 주로 소설에 해당) 공모전와 공채가 어떻게 탄생,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계륵, 동전의 양면, 양날의 검으로 표현할 만큼 허와 실, 장단점이 있는지 샅샅이 파헤친다
공모전 역사를 알고 인터뷰, 각종 기사와 연구자료 찾고 정리까지!
이 방대한 자료조사를 어떻게 혼자 몇 년간 했는지 그 열정 대단하다
사실 장작가님은 지금까지 문학상 거의 최다 수상자다 (수상 횟수 7번 이상인 작가가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소설 공모전의 최대 수혜자다
그런 그가 이런 책을 내다니!
그도 이 책을 내게끔 밀어준 민음사도 베짱 있다
그를 합격시켜 준 출판사들 입장에서 이 책은 그리 달갑지 않고 장작가가 좀 괘씸하진 않을까?
이 책은 한 마디로 인문서다
장작가님의 해박한 지식과 그 블랙유머
진지함과 시니컬함이 적절히 녹아들었다
그래서 읽다 보면 공모전 하나만 논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 전체와 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종합적인 시각으로 본다
소위 간판이라고 하는 것(대학, 스펙 등)이 어떻게 계급을 공고화시키는지 나온다
한국 소설 시장과 노동시장이 깜깜이 시장으로, 독자와 출판사간, 구직자와 채용 기업 사이에 정보 비대칭성이 너무 크다. 정보가 적은 쪽은 손실을 피하는 안전한 선택을 하려 한다. 여기서 간판은 그 상품이 안전한지 그렇지 않은지 알려 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그리고 그 간판으로 인해 신분 사회가 만들어진다.
그것만 해도 충분히 부조리한데, 그 부조리를 더 키우는 공통점이 한 가지 더 있다. 어지간해서는 그 간판을 떼거나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간판의 영향력이 아주 오래간다. 이로 인해 시장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313-314 축약
불확실한 정보로 인해 안전빵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메뉴 선택할 때도 그렇다
내가 직접 먹어본 음식이면, 이 식당은 이 메뉴가 맛있대, 잘 팔린대 하면 별 고민 없이, 따지지 않고 고르게 된다
채용과정 효율성 그 이후 배치 등 편의성 때문에 공채가 발전했다
하지만 간판 달린 그 군집이 하향평준화되는 것과 실제 그 간판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심지어 문제가 있다면?
작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교사, 의사, 변호사, 판사 등 사자 들어간 직업군에서 성범죄를 포함한 각종 범죄를 저질러도 자격이 박탈되는 건 그 자격을 취득한 것보다 백배, 천배 어렵다.
그러니 누구를 위한 공채? 무엇을 위한 고시인가?
편의성, 효율성을 위한 시험제도이지만
과거에는 과거(시험)로 통했지,
현재는 벌써 몇백년이 지났다.
중국에서 들여온 과거시험, 유학 등이 선인, 선배 등 나이 많은 사람들의 말씀을 따르고 눈치 보고 따라 하는 폐해
유럽에서는 토의, 토론이 발전한 반면 우리는 답습과 모방을 하다 보니 시대가 달라지면서 정답이라 생각했던 것에 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길을 잃었다.
삼성만 해도 열심히 선진 기업을 모방해 따라 잡기 바빴는데 이제 우리나라 안에서는 선두라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앞으로 5년, 10년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어려워졌다.
사람들의 욕구와 취향은 제각각, 유행과 흥행도 예측 불가다.
앞으로 어떤 사람, 인재상이 필요할지 사실 답은 다 나와 있다.
옛날 방식대로 일하면 가장 먼저 잘리게 된다.
로봇이 언제 와서 내 자리를 꿰찰지 모른다.
결론은 장작가님은 공채, 공모전을 싹 없애자는 혁명적인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도는 제도대로 두되 어떤 대안을 만들 수 없는지를 생각해보자고 한다.
또한 그 제도로 걸러내는 사람들은 지극히 상식적 평균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일 테니
천재, 재능 있는 또라이들은 그 제도에서 잘 빗겨간다.
그들을 뽑을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하자는 얘기다.
선인세도 좋지만 다양한 보상과 수상 작가 실제로 지속적인 책 출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면 좋겠다.
이 모든 논의는 영화인들에 비하면
배가 불러 투정하다 못해 트림하는 소리다.
장작가님 책에서 언급했듯
영화 관련 지망생이나 직업인 인터뷰하거나 책으로 접할 때,
우리 작가들은 영화 종사자들보다 출품, 입봉과정에서 대우, 환경이 훨씬 낫다고 한다.
그만큼 영화인들의 근로 조건이 열악하다.
르포이긴 르포인데 다른 분야와 주제까지 아우르니 이거 참.. 이 책을 뭐라고 해야 할지.. ㅋㅋ
현대판 인문서에 가깝다.
작가나 소설가 지망생이 두 눈 크게 뜨고 찾을 내용
마지막 부록: 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께
1. 지레 좌절하지 말자.
2. 여러 곳에 다 내자. 대신 한 편으로 몇 년씩 응모하지 말자.
3. 본질에 집중하자.
4. 스타일을 바꾸지 말자. 장점으로 승부하자.
5. 그 외에.. 제목, 맞춤법, 합평회, 가명으로 보내자.
장작가님의 정말 수고로운 작업으로
편하게 읽어서 송구할 정도입니다.
애써 쓰고 정성드려 만든 책
잘 읽었습니다.
쓰면서도 괜찮을까 생각이 많았을 책인 것 같은데.. 진심 고맙습니다!!!
ps. 누운 배 읽었는데 추천사를 작가님이 써주셨군요.. 잊고 있었습니다.
읽다 보니.. 작가님 글에 있는대로
이작가님과 장작가님 스타일이 비슷하단 인상을 받았어요 ..
디테일의 힘! 끝까지 읽게 하는 힘!!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