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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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 한 문장, 이렇게 아끼고 아껴서 읽었다. 책이 얇아서 더 아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작은 책 속에 세워진 ‘설국’이라는 나라에 좀 더 오래 머무르고 싶었다. 차가운 눈의 나라가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 속에 몸도 마음도 폭 파묻히고 싶을 정도였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쓸쓸함이나 다 읽고 난뒤에 뭔가 아쉽고 부족한 느낌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는데 얼마전 유홍준 선생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 교토의 명소’ 중에서 일본의 이런 정서를 설명한 부분을 읽고 이것이 일본 문화의 한 부분이구나 하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일본미의 중요한 본질중의 하나인 ‘와비’는 한적함 또는 부족함을 ‘사비’는 쓸쓸하면서 고담한 것을 말하는데 그 뉘앙스가 매우 복합적이어서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가 힘들다. 게다가 와비와 사비의 차이를 설명하기는 더욱 어렵다. 꽉 짜인 완벽함이 아니라 부족한 듯 여백이 있고, 아름다움을 아직 다하지 않은 감추어진 그 무엇이 있는 것을 말한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 교토의 명소> p254

짧게 인용할 수 밖에는 없었지만 유홍준 선생님의 책을 먼저 읽고 일본 문화에 대한 사전지식을 조금 가진 상태에서 <설국>을 읽으면 이 책이 전해 주는 느낌을 좀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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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06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는 일본문화가 좀 낯설어서 일본소설을 읽을 때 무척 어렵게 느껴졌어요. 유홍준 교수의 글을 읽고 난 다음에 <설국>을 읽는 방법은 신선합니다. 아무래도 일본 문화에 먼저 친숙하게 느껴진다면 일본 소설을 좀 더 가까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빨강요다 2015-01-07 07:41   좋아요 0 | URL
일본은 가까이 있는 나라인데 거부감 때문인지 그 문화를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입문이 되는 책을 찾기도 힘든데 이번 유홍준 교수님의 책들은 좋은 길잡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