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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술 혁명 - 축구 명장들의 지략 대결로 읽는
다쓰오카 아유무 지음, 이지호 옮김, 한준희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유소년 축구를 시작했다. 취미로 시작했던 축구가 어느새 아들의 인생이 되었다. 벌써 몇년째 축구를 하면서 인생의 반은 축구선수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의 꿈이 축구선수니 경기를 따라다니는 부모도 어느정도 축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보통 아빠들은 잘 알지만 엄마는 축알못(축구를알지못하는)이 많아서 나도 수준높은 대화에 참여하고자 이 책을 읽었다. 축알못 엄마가 읽고나니 간지럽던 부위가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아이가 좋아하니 시키는것도 있지만 타고난 스피드가 느려 이걸 시켜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늘 감독님은 영리한 아이라 괜찮다고 했었는데. 눈치가 빠르고 예측을 잘하는 아이라고 얘기를 들었는데 세기의 천재라는 요한 크레이프가 펩을 팀의 배꼽(4번자리)에 위치시킨 이유가 펩이 빠르고 볼을 잘 다뤄서가 아닌 누구보다 영리하여 위치 시켰다는 말을 듣고 다시금 생각하게 됫다. 공은 분명 사람보다 빠르지만 공보다 빠른건 공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두뇌라는말. 그래서 영리하고 똑똑하고 흐름을 읽는 아이들이 결국 살아남는다는 말. 과거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조금씩 보이는것같다. 축구를 잘 모르던 시절에는 단순히 공을 골대로 차서 이기는 경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축구는 정말 어려운 스포츠이다. 공을 지배하든, 공간을 지배하든, 시간을 지배하든, 어떤 전략을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축구가 탄생한다.
책은 현대축구의 놀라운 발전과 그 축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세기의 선수 및 감독들의 전술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종국에는 현대축구의 방향까지 이야기한다. 축구하는 아들을 둬서 그런지 아들의 주특기, 아들의 포지션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올땐 훨씬 흥미를 가지고 읽었다. 세기의 감독이라는 요한 그레이프와 펩이 중요시한 플레이는 포지션플레이. 아무래도 모든 포지션에 각각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그자리에서 뛰어나게 하며 훌륭한 개인기로 공을 소유하면 경기는 이긴다는 이야기같다. 그리고 가짜풀백이라는 포지션이 인상적이었다. 아들이 풀백포지션을 맡고 있는데 아이를 왜 풀백에 기용하는지 이유를 몰랐는데 이런 이유로 감독님이 혹시 풀백을 세우셨던건가? 세기의 전술이라는 그 전술을 하고 계신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건 어불성설, 말도 안되는 이야기긴 하다. 내심 그런 이유로 아들을 세웠다면 뿌듯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우리에겐 더없이 익숙한 감독, 무리뉴는 아무래도 손흥민 선수가 몸담은 토트넘 감독을 할 때 이름을 처음 알았는데 무리뉴 감독은 공간의 마법사라는 칭호로 세기의 감독 중 한명이다. 아무래도 조금 더 친숙한 느낌으로 그렇게 대단한 감독이라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공간을 주무르는 그의 생각과 철학을 엿볼 수 있었고 실로 그가 정말 대단한 감독이었구나, 싶었다. 그 외에도 마르셀로 비엘사, 디에고 시메오네, 율리안 나겔스만 등 전술연금술사들의 환상적인 전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리고 시대를 풍미한 슈퍼스타들, 판타지스타들의 이야기. 세기의 천재들은 어떻게 세기의 천재로 불릴 수 있었을까? 개인의 능력 뿐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해준 감독의 역량과 시대의 흐름도 분명 필요했다. 어쩌면 축구가 운이 따라줘야 된다고 하던데 그 운이라는게 정말 있는지도 모르겠다. 몇년을 유소년 축구를 따라다니며 아직도 걸음마 수준으로 축구를 이해하는 사람으로서도 정말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다.
현대축구는 어디로 갈것인가? 아마 우리 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일맥상통 할 것이다. 과거 특출난 포워드 한명에게 의지하던 축구가 아닌 필드에 있는 선수 전원이 미드필더라 칭할만큼 그린색의 필드에서 어떤 포지션에 있는 선수라도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그런 축구, 그런 팀. 그런 흐름은 이미 현대축구에 점점 뿌리내리고 있다고 한다. 오늘도 빌드업의 시작을 하는 아들을 응원하러 가야겠다. 책을 읽고 나니 축구가 점점 더 재밌어졌다. 아들에게 오늘 이 책을 건내야겠다.
[이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후기 입니다]
#축구전술혁명
#한스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