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내 아이가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 먼 훗날 장애 아이가 혼자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길 꿈꾸며
박현경 지음 / 설렘(SEOLREM)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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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채만한 바위가 나를 향해 굴러오는데 신은 나의 불행에만 침묵하는 것 같았다는 저자의 그때 당시 심정을 표현하는 문구가 내 가슴에 박혔다. 이른 나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평탄하지 않은 가정사에서 휼륭하게 자라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평생의 인연을 만나 결혼을 하고 스물 아홉 사랑하는 첫 아이를 만났는데 4개월 되던 해 봄, 예방접종 다음날 아이는 그동안 키웠던 아이와 전혀 다른 아이가 되어 있었다. 챕터1.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그날의 기억은 내가 직접 겪은것마냥 생생하고도 송곳처럼 내 마음 여기저기를 찔러댔다. 비교할 수 없는 아픔앞에 감히 비루한 경험일지라도 나역시 아이를 키우며 ‘감당하기 어렵다, 나에게만 왜 이런일이, 왜 우리아이만! 다른사람들은 다 행복한데 우리는 왜 이럴까?’ 버겁고 견디기 힘들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지만 때로는 이 세상에서 나 자신보다 더 책임을 져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이 돌덩이모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오는것도 사실이다. 걱정과 고민, 부담감과 책임감은 평범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을 둔 나도 그럴진대 장애판정을 받은 아이앞에서 저자는 어떻게 그 시간을 버틴걸까? 그럼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하루하루 통과하며 어느덧 시간은 30년이 흘렀고 그의 사연은 눈송이처럼 소복소복 쌓였다. 그 사연을 듣고싶다면 심호흡 한번 하고 읽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의 장애판정을 받아들이고 장애아를 키우며 고군분투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애달푸고 억울하고 슬픈이야기만 가득한 것이 아니다. 아이를 잃어버린줄 알고 애타는 마음으로 아이를 찾아 헤맨날, 다행히 아이를 찾았고 10년은 늙게 만든 그날의 사건으로 똥범벅이 된 아이의 엉덩이를 씻기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남편에게 아이가 꼭 똑똑하고 건강해야만 행복한건 아닌거같아, 라는 말을 하며 잠든 아이를 보는 엄마와 엄마의 손을 꼭 잡아주는 아빠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 눈시울이 뜨거웠다. 안타까움이 아닌 평범하고 따뜻한 가족의 모습이 그저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이 때문이 아닌 아이 덕분에 음악치료사가 된 엄마는 장애가 있는 아이지만 아이가 인생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보란 듯이 희망이 엎어지고 좌절에 침몰하는 날이 오더라도 아이를 사랑하다 죽으련다, 라고 했다. 장애를 갖고있어 불편한건 사실이지만 불행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행복은 커다른 무언가가 아니라 매일 내 주변에 있는것이라고 했다. 장애든 비장애든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꼭 잃어보면 도움이 정말 많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서른살의 우창이를 나도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받아 작성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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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 2024-06-13 0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엄마가 되려고 여전히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