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2
존 스타인벡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뜻에서 거짓말을 할 때가 종종 있지. 하지만 난 그것이 좋은 결과를 낳으리라고 생각지 않아. 진실의 고통은 곧 사라지지만, 서서히 썩어 들어가는 거짓의 고뇌는 결코 사라지지 않으니까. 일종의 고질적인 아픔이라고 할 수 있지." - P310

강아지도 콧등을 몇 번 얻어맞으면 기가 죽듯이, 어린아이도 몇 번 핀잔을 들으면 단번에 풀이 죽기 마련이다. 강아지같으면 비실비실 뒷걸음질 치거나, 벌렁 누워 뒹굴거나, 넙죽엎드려 설설 기기라도 하겠지만, 어린 소년은 풀이 죽었을 때일부러 태연한 듯 가장하거나 허세를 부리거나 은밀히 숨기게되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번 거절을 당하고 나면 실제로 거절을 당하지 않아도 미리 그러려니 지레짐작을 할지도 모르고,
더욱 나쁜 것은 그러리라고 예상하고 일부러 사람들에게서 거절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 P338

‘웃음은 사랑니처럼 나중에 오는 거야. 죽음과 격렬한 싸움을 벌인 후에야 비로소 자신을 향해 웃을 수 있지. 그 웃음이제때에 나오지 않을 때도 있고 말이야" - P4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덴의 동쪽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2
존 스타인벡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리나스에서 킹시티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애덤 트래스크는 보고 듣는 것이 불투명한 구름에 싸여 있는 것만 같았다. 그는 어떠한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 문제를분석하고, 부정하고, 수용하는 기술이 있다고 생각한다. 간혹이러한 작용은 인간이 자신이 갖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어떤면들과 관계가 있다. 원인도 모르는 고통과 괴로움에 휩싸여잠들었다가도 아침이면 새로운 방향이 보이고, 머릿속이 확트이는 것 같은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은 아마 무의식 속에서이성이 작용한 덕택일 것이다. 그리고 또 아침이 되면 황홀감이 핏속에서 고동치고, 배와 가슴이 기쁨으로 짜릿해지기도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이다. - P110

"제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건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이 모든 것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지도 모릅니다. 만약 이일을 두고 트래스크 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게 되면, 진실조차 통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어떤 말도 믿지 않을 겁니다" - P168

나는 이 세상에 오직 한 가지 이야기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유일한 이야기가 우리를 항상 두렵게 하는 동시에 고무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진주 목걸이에 연결된 알처럼 줄곧 생각과 자문을 거듭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 생활과 생각, 욕망과 야심, 탐욕과 잔인함, 친절과 관용, 다시 말해 얽히고설킨 선과 악의 그물에 붙잡혀 있다. 이것이야말로 유일한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감성과 지성이 서로 다른 각계각층 - P277

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선과 악은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인식하는 씨줄과 날줄이며,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에도 인식하게 될 직물이다. 강산과 경제와관습이 어떻게 변한다고 해도 이것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 이외에 다른 이야기는 없다. 인간이 평생을 살아오면서쌓인 먼지와 찌꺼기를 다 털어 버리고 나면 분명하고 확고한한 가지 의문만이 남을 것이다. "내 삶은 선한 것이었을까, 악한 것이었을까? 나는 그동안 똑바로 살았을까, 비뚤어지게 살았을까?" - P278

"모르겠어요. 그건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연은딱 잘라 버리는 것이 제일 빨리 상처를 아물게 하는 길이라고들 하더군요. 우표 붙인 편지 따위로 연결되는 관계처럼 서글픈 것은 세상에 아마 없을 겁니다. 직접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손을 잡아 볼 수 없을 바엔 깨끗이 떠나보내는 게 훨씬 나아요." - P2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덴의 동쪽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2
존 스타인벡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뮤얼도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나름대로 지론을 세우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죽음이 존재한다고 믿지는않았다. 죽음은 자신과는 동떨어진 건 줄 알았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불멸의 존재였다. 그런데 죽음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그것은 무모한 침입자였고, 그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던불멸성을 부인했다. 그렇게 해서 그가 쌓아 놓은 벽에 금이 갔고, 이윽고 벽 전체가 무너지고 말았다. 내 생각에 그는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죽음은 개인적인 적이었고, 그가 거뜬히 이겨 낼 수 있는 것이었다.
라이자에게 그것은 단지 죽음일 뿐이었다. 약속되고 예정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주저앉지 않고 자신의 일에 충실할 수 있었다. 마음은 심란했지만 오븐에 콩을 넣고, 파이를여섯 개나 굽고, 조문객들에게 음식 대접을 하기 위해 얼마큼의 음식이 필요한가를 정확히 계산했다. 또한 슬픔 속에서도새뮤얼이 깨끗한 흰 셔츠를 입었는지, 검은 옷에 솔질을 해 먼지를 털었는지, 그리고 구두를 까맣게 칠했는지 챙겼다. 당연한 말이지만 훌륭한 결혼 생활을 이뤄 가기 위해서는 이처럼성격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 P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덴의 동쪽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1
존 스타인벡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겸손은 분명히 좋은 것 같소. 한 조각의 겸손도 갖추지 않은 사람은 매우 드물죠. 그러나 그것이 아주 즐거운 고통이고소중한 체험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그 가치를 알수 없어요. 그런 사람은 자신만의 고통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는 의심을 들게 하죠." - P324

"이 지팡이가 신통한 힘을 부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쩌면 이런 건지도 몰라요. 물이 어디에 있는지 내가 피부로 느끼는 거죠. 어느 한 방면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도많이 있으니까요.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어요. 그것을 겸손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런 것들이 마술을 부려서 내가 하는 일의 표면으로 끌고 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뜻인지 이해하겠소?"

‘새뮤얼, 나는 내 땅을 낙원으로 꾸미고 싶습니다. 내 이름이 애덤 아닙니까? 지금껏 나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기는 고사하고 그런 곳에서 살아 본 적도 없어요."
"낙원을 만드는 이유치고는 최고로군요"
새뮤얼이 감탄하면서 소리 내어 웃었다.

당시에는 골반 측정이나 혈액 검사도 없었고, 임산부들은칼슘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도 몰랐다. 아기의 뼈는 오로지 임신부의 몸에서 충당되었다. 입맛이 이상해져서 지저분하고 이상한 것을 찾는 여자도 있었는데, 이는 모두 원죄를 지은 이브의 본성이라고 여겨졌다. - P357

‘때로는 친구보다도 적이 더 도움이 되는 수가 있지‘
그는 눈을 들어 애덤을 바라보았다.
‘다시 시작하기가 힘듭니다. 미루면 미룰수록 점점 더 쓰기어려워지는 편지 같다고나 할까요. 도와주시겠습니까?"
애덤이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땅에 있는 어린아이에게 눈을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아요. 마치 잠수한 상태에서 소리를 듣는 것처럼 귀가 멍해요. 지난 1년 동안 잃어버린 저 자신을 되찾아야겠어요." - P509

‘내가 그렇게 했다니 믿기지 않는군. 말할 생각도 없지만 집사람도 절대 믿지 않을 거요. 진실을 말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거짓말을 했을 때보다도 마음에 훨씬 더 큰 상처가 되는 법이지. 시대가 용인하지 못하는 진실을 지지한다는것은 커다란 용기가 아닐 수 없어요. 그런 소신을 갖고 있는만큼 벌을 받아야 하거든. 그 벌이란 것도 보통은 만만치 않고. 내겐 그런 용기가 없어요." - P515

"언젠가 고대 중국 시를 영어로 번역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기억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걱정하지 마십쇼. 지금 읽어 드리려는 건 아니니까요. 번역을 하면서 옛일들이 마치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고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어요. 물론 사람들은 오직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어요. 사람들은 자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면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법칙을 끌어냈어요. 위대하고 영원한 이야기는 만인에 관한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지속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이상하고 생소한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개인적이거나 친숙한 것만이 흥미를 끄는 거죠." - P5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덴의 동쪽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1
존 스타인벡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유일하게 창조적인 동물이며, 창조에 필요한 유일한 도구는 각자의 정신과 마음이다.
지금까지 그 어느 것도 두 사람에 의해 창조된 것은 없다.
음악,미술,시,수학,철학 중에서 두 사람이 공동으로 만들어 낸
것 중에누 신통한 것이 거의 없다.
일단 개인에 의한 창조의 기적이 일어나면 집단이 그것을 재정비하고 확대할 수누 있으나 새로운 것을 발명해 낸 일은 없다.
그러므로 정작 값진 것은 인간의 고독한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p253

나는 거짓말과 이야기의 차이점을 이렇게 생각한다.
이야기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흥미를 자아내기 위해 진실이라는 외형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야기 자체에누 이득이나 손해를 볼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거짓말은 이득을 보거나 회피를 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
만약 이러한 정의를 엄격히 따른다면 이야기를 꾸며 내는 작가도 거짓알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작가가 돈벌이를 목적으로 글을 쓴다면 말이다. - P1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