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2
존 스타인벡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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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나스에서 킹시티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애덤 트래스크는 보고 듣는 것이 불투명한 구름에 싸여 있는 것만 같았다. 그는 어떠한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 문제를분석하고, 부정하고, 수용하는 기술이 있다고 생각한다. 간혹이러한 작용은 인간이 자신이 갖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어떤면들과 관계가 있다. 원인도 모르는 고통과 괴로움에 휩싸여잠들었다가도 아침이면 새로운 방향이 보이고, 머릿속이 확트이는 것 같은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은 아마 무의식 속에서이성이 작용한 덕택일 것이다. 그리고 또 아침이 되면 황홀감이 핏속에서 고동치고, 배와 가슴이 기쁨으로 짜릿해지기도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이다. - P110

"제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건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이 모든 것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지도 모릅니다. 만약 이일을 두고 트래스크 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게 되면, 진실조차 통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어떤 말도 믿지 않을 겁니다" - P168

나는 이 세상에 오직 한 가지 이야기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유일한 이야기가 우리를 항상 두렵게 하는 동시에 고무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진주 목걸이에 연결된 알처럼 줄곧 생각과 자문을 거듭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 생활과 생각, 욕망과 야심, 탐욕과 잔인함, 친절과 관용, 다시 말해 얽히고설킨 선과 악의 그물에 붙잡혀 있다. 이것이야말로 유일한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감성과 지성이 서로 다른 각계각층 - P277

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선과 악은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인식하는 씨줄과 날줄이며,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에도 인식하게 될 직물이다. 강산과 경제와관습이 어떻게 변한다고 해도 이것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 이외에 다른 이야기는 없다. 인간이 평생을 살아오면서쌓인 먼지와 찌꺼기를 다 털어 버리고 나면 분명하고 확고한한 가지 의문만이 남을 것이다. "내 삶은 선한 것이었을까, 악한 것이었을까? 나는 그동안 똑바로 살았을까, 비뚤어지게 살았을까?" - P278

"모르겠어요. 그건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연은딱 잘라 버리는 것이 제일 빨리 상처를 아물게 하는 길이라고들 하더군요. 우표 붙인 편지 따위로 연결되는 관계처럼 서글픈 것은 세상에 아마 없을 겁니다. 직접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손을 잡아 볼 수 없을 바엔 깨끗이 떠나보내는 게 훨씬 나아요."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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