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콧등을 몇 번 얻어맞으면 기가 죽듯이, 어린아이도 몇 번 핀잔을 들으면 단번에 풀이 죽기 마련이다. 강아지같으면 비실비실 뒷걸음질 치거나, 벌렁 누워 뒹굴거나, 넙죽엎드려 설설 기기라도 하겠지만, 어린 소년은 풀이 죽었을 때일부러 태연한 듯 가장하거나 허세를 부리거나 은밀히 숨기게되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번 거절을 당하고 나면 실제로 거절을 당하지 않아도 미리 그러려니 지레짐작을 할지도 모르고,
더욱 나쁜 것은 그러리라고 예상하고 일부러 사람들에게서 거절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 P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