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네이딘 버크 해리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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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이하기 전에

1. 부모나 집안의 다른 어른이 자주 

   당신에게 욕설을 하거나, 모욕하거나, 조롱하거나, 굴욕감을 주었나요? 

   또는 당신이 몸을 다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도록 행동했나요?

2. 부모나 집안의 다른 어른이 자주

   당신을 밀치거나 세게 움켜잡거나, 손찌검을 하거나, 당신에게 무언가를 던졌나요?

   또는 당신에게 맞은 자국이 생겼거나, 다칠 정도로 세게  때린적이 있나요?

3. 어른이나 최소한 당신보다 다섯 살 많은 사람이 한번이라도

   당신을 만지거나, 애무했거나, 

   또는 당신에게 성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만지게 강요한 적이 있나요? 

4. 당신은 가족 중 아무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당신을 중요하거나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또는 가족들이 서로를 위하지 않거나, 가깝게 느끼지 않거나, 

   지지해주지 않는다고 자주 느꼈나요?

5. 당신의 부모는 별거한 적이 있거나, 이혼했나요?



이 책에는 이렇게 섬뜩한 질문이 나온다. 질문의 개수는 10개인데, 여기에서 YES로 체크한 개수가 나의 ACE (Adverse Childhood Experience study, 부정적 아동기 경험 연구) 지수이다.  ACE 지수가 7점 이상인 사람은 살면서 언젠가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3배 커지며, 미국인의 사망원인 1위인 허혈성 심장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3.5배 커진다. 



이 책은 소아과 의사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아동기의 신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 신체적, 정서적 방임, 가정 내 약물남용, 가정 내 범죄행위, 부모의 이혼 또는 별거와 같은 고강도 스트레스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평생동안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고 있다. 우리가 그 동안 겪은 많은 질병들이 어린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일수도 있다는 말은 충격적이다. 왜냐하면 우리 주위에는 오프라 윈프리와 같이 어릴적의 수많은 상처를 극복하고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한 사례들이 많은데, 그러한 개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대한 위험이 높다면 그 얼마나 개인의 노력에 대한 배신인 것인가.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나의 병이 어릴적의 트라우마 때문일 것이라는 것을 미리 인지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며, 마음 챙김을 하라는 것. 실제 저자는 상처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이것이 실제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ACE 지수 문제를 풀어보며 나와 나의 가족들, 내 주위 사람들의 성격과 건강 상태를 되돌아 보았다. 말로 표현하고 드러내지 않았지만, 어쩌면 과거에 아픈 경험이 있을지도 모르는 그들. 과거의 트라우마가 한번에 해결될 수 없기에, 내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을 꾸준히 관찰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먼저 도움의 손을 내밀어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신체적, 정서적 학대 뿐 아니라 방임도 스트레스가 됨을 깨닫고 이런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위의 모든 어른들이 조심하고 또 유의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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