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12가지 충격 실화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지음, 이지윤 옮김 / 갤리온 / 2019년 10월
평점 :

제목부터가 충격적이다. 그리고 궁금증을 자아낸다. 법 전공자가 아닌 우리는 가끔 범죄가 있는 사람에게 예상보다 낮은 형량이 주어지거나 무죄가 주어지면 왜 그런지 의문을 갖는다. 이 책은 독일 아마존 50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를 쓴 저자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인기가 워낙 대단했고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생각되는 독일에서 베스트셀러를 했다니 더욱 기대가 컸다.
책은 1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변호사를 담당하여 겪은 가장 충격적인 기록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나는 원래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하게 된 근거 등을 설명하는 인문학 책으로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그간의 사건들을 기술해 놓고 독자가 생각하게 하는 여백이 더 크다. 왜 이 사건이 무죄인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사건의 기술이 끝나면, 끝에 법조항을 언급하는 것 뿐이다. (아마 원서에는 독일의 법조항이 기재되어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 헌법 제 27조 4항 무죄추정의 원칙]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제 308조의 2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
독자는 소설과 같은 사건의 개요를 읽으며 이 사건이 왜 무죄였을지 생각하다 마지막에 해답을 얻는 것이다. 추리물을 잘 읽지 않는 나인데 이 책의 내용들은 추리 영화나 소설과 같다. 범인은 마지막에 밝혀지고 우리는 그제서야 무릎을 치게 된다. 이렇게 생생한 사건들이 가상이 아니라 실제 독일에서 있었던 실화라니 더욱 놀랍다.
피해자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것, 그리고 그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새삼 깨닫게된다. 법으로는 아무리 의심이 가더라도 증거가 없이는 죄를 따질 수 없기에. 그리고 완벽해보이는 그 법전속의 많은 불완전함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